美 금융기관 5곳 테러경보 ‘오렌지’ 격상

  • 입력 2004년 8월 2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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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리지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1일 뉴욕, 워싱턴, 뉴저지주 뉴어크 등의 주요 금융기관에 대한 테러공격 위협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 경고는 파키스탄에서 7월 13일 체포된 알 카에다의 컴퓨터 기술자 등으로부터 수집된 구체적인 정보에 기반을 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테러경보=리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금융기관들에 대한 테러 위협 수준을 현재의 ‘옐로(다소 높음)’에서 ‘오렌지(높음)’로 높인다고 밝혔다. 다른 분야의 테러 위협 수준은 종전대로 ‘옐로’를 유지했다.

테러공격 대상으로 지목한 건물은 뉴욕시의 씨티그룹과 뉴욕증권거래소, 워싱턴의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 뉴어크의 프루덴셜 빌딩 등 5곳이다.

리지 장관은 “공격 수단은 자동차 또는 트럭 폭탄으로 예상된다”며 “잠재위협은 11월 2일 대통령 선거 때까지 계속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알 카에다의 통신시스템을 개발하고 관리해온 컴퓨터 기술자 무하마드 나임 누르 칸(25)이 파키스탄에서 체포됐으며 그를 통해 알 카에다가 9·11테러 이전부터 뉴욕 등지의 금융기관 빌딩을 테러 대상으로 연구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는 문서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정보당국은 7월 30일 저녁 이 증거물을 입수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미 행정부가 테러 위협 경고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느냐는 의혹에 대해 조 리버맨 상원의원(민주·코네티컷)은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뉴욕 표정=레이먼드 켈리 뉴욕시경 국장은 1일 저녁 증권거래소 등 13개 주요 금융기관 보안책임자 회의를 소집해 테러경고 대처방안을 협의했다.

뉴욕시는 30일부터 9월 2일까지 나흘간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이번 테러 경고에 더욱 긴장하고 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주요 다리와 터널 등에 트럭검문소가 추가 설치되고 주요 금융기관에 경찰이 추가 배치될 것”이라며 금융기관들은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쓰되 평소와 다름없이 업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9·11 이후 차량통행이 금지된 증권거래소 주변에서는 1일 오후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는 등 평소와 같은 모습이었다.

증권거래소측은 비상사태가 생겨 매매입회소(트레이딩 플로어)가 기능하지 못하더라도 뉴욕시내에 별도로 마련된 비상 입회소와 백업 컴퓨터를 이용해 증권거래를 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증권거래소는 뉴욕시로부터 최대한 안전을 보장받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해 블룸버그 시장에게 2일(월요일) 거래시작 종을 울리도록 했다.

잠재적 테러 대상으로 발표된 씨티그룹측은 직원들에게 e메일을 발송해 “직원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단을 최대한 확보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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