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상층 부엌 리모델링 바람…주방용품 고급-공간은 세련

  • 입력 2004년 8월 2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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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브루크너 부부는 부엌에 오븐이 두 개 달린 ‘바이킹’ 가스레인지를 설치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한 쪽 오븐에서 빵을 굽는 것과 동시에 옆 오븐에서 고기를 구울 수 있다. 제품 가격은 7000달러(약 805만원). -사진제공 뉴욕타임스
미국의 브루크너 부부는 부엌에 오븐이 두 개 달린 ‘바이킹’ 가스레인지를 설치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한 쪽 오븐에서 빵을 굽는 것과 동시에 옆 오븐에서 고기를 구울 수 있다. 제품 가격은 7000달러(약 805만원). -사진제공 뉴욕타임스
지난 수십년 동안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중상층 가정의 부엌에 리모델링 바람이 불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냉장고 세탁기 가스레인지 등 주변 기기가 예전보다 고급화 대형화된 데다 로맨틱한 분위기까지 가미된 게 주된 특징. 얼음 제조기와 생수 공급기를 함께 갖춘 양문형 냉장고, 장롱서랍처럼 넣다 빼는 식기세척기, 기본형의 2배나 되는 가스스토브 등이 인기를 끄는 대표적 제품들이다.

일부는 프리미엄급에 모자라 ‘울트라 프리미엄급’ 기기도 배치한다. 통풍기 하나에 7000달러, 냉장고 하나에 1만2000∼4만달러의 지출을 하기도 한다.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최근 연소득 5만달러가 넘는 중상층 84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90%가 ‘프리미엄급 부엌기기를 배치할 용의가 있다’고 대답했다. 또 82%는 좀 더 세련된 디자인으로 부엌을 리모델링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미국에서 연소득 5만달러 이상을 버는 사람들은 약 47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상위 20%에 해당한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연소득 15만달러 이상’을 겨냥하는 고급 주방 가전 판매업체들의 판매 실적도 놀라운 속도로 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불리는 월풀의 ‘키친 에이드’, 제너럴일렉트릭의 ‘모노그램 라인’은 최근 수년 동안 계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부엌을 단순히 취사 공간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가족이 모여서 즐길 수 있는 ‘고급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보스턴컨설팅의 마이클 실버스타인 시니어파트너는 “부엌은 점점 삶의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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