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연금스캔들 민주 전대표, 삿갓쓰고 참회의 도보순례

  • 입력 2004년 7월 16일 19시 11분


“이제까지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잠시라도 자신을 되돌아보고 싶다.”

일본 제1야당 민주당의 간 나오토(菅直人) 전 대표가 15일 장삼에 삿갓 차림으로 10일간의 시코쿠(四國)섬 일대 사찰 도보 순례에 나서며 이렇게 말했다. 이 일대는 자아를 찾아 도보 고행을 하는 수행자 행렬이 연중 줄을 잇는 곳. 시민운동가 출신의 간 전 대표는 5월 국민연금 미가입 사실이 밝혀지면서 여론의 비판을 받자 당과 자신의 이미지가 엉망이 됐다며 대표직을 사임했다. 간 전 대표의 고행에 대해 그의 정적인 자민당 총재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이렇게 대꾸했다. “나도 총리를 그만두면 좀 돌아다녀 보고 싶지만 지금은 총리 자리 자체가 고행이라서….”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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