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미남이 유리할까

  • 입력 2004년 7월 12일 15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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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선거전에서 미남정치인이 유리할까 불리할까. 2000년 연예잡지 '피플'에 '가장 섹시한 정치인'으로 선정됐던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이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발탁된 것을 계기로 이런 문답이 유행이다.

1920년 미국에서 여성들이 투표권을 처음 행사한 대선에서 고전적 미남이 유리해 워렌 G 하딩이 대통령에 당선되기도 했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은 준수한 용모 덕에 TV 토론에서 이기고 대선에서 승리를 거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그는 '너무 어리고 경험이 부족한 코흘리개'라는 인식과 싸워야 했다고 대통령사(史) 전문가 리터드 스미스의 말을 빌어 뉴욕 타임스가 11일 전했다.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은 "우리 사회는 후보가 영화배우처럼 잘 생겼거나 지나치게 용모가 뛰어나다면 좀 불편하게 생각하거나 그 사람의 진지함에 대해 의심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댄 퀘일 전 부통령은 어려보이는 인상을 불식하기 위해 애쓰다 결정타를 입고 1992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중도하차해야 했다. 틈만 나면 학식을 과시하려던 퀘일 전 부통령이 한 초등학교를 방문해 학생과 '감자(potato)'의 철자에 관해 대화를 나누다가 끝에 'e'자를 더한 틀린 철자를 제시해 망신을 당한 뒤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져 결국 대권의 꿈을 접어야 했다.

에드워즈 부통령 후보에 대해 공화당은 '위험한 모험'이라고 주장하지만 민주당은 "변호사로 자수성가한 에드워즈 의원이 현재에 이른 것은 용모 때문이 아니다"라며 반박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워싱턴 정가에 '워싱턴은 못생긴 사람들의 할리우드'라는 속설이 있듯이 사람들은 그의 개성을 본다"면서 "트렌트 로트 상원의원도 '잘 생겼건 못생겼건 호감이 가는 성품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에드워즈 의원을 은근히 지원하고 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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