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보안군 미국인 납치때 알카에다 도와”

  • 입력 2004년 6월 21일 19시 06분


미국인 폴 존슨을 납치, 참수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카에다 조직이 납치 과정에서 사우디 보안군의 내부 도움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AP통신은 21일 알 카에다의 사우디 조직이 격주간으로 발간하는 온라인 출판물 ‘소트 알 지하드(성전의 소리)’에 실린 기사를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테러범들은 이달 12일 존슨씨를 납치할 때 경찰복을 입고 경찰차를 이용해 도로에 가짜 검문소를 설치했다.

존슨씨의 자동차가 검문소에 접근하자 경찰복 차림의 테러범들이 차를 정지시킨 뒤 존슨씨를 마취시켜 다른 자동차에 옮겨 태웠다는 것.

알 카에다는 이 과정에서 이슬람 신자인 사우디 보안군 내부의 ‘동조자’들이 “경찰복과 경찰차를 기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알 카에다는 “그런데도 어리석은 사우디 정부는 아델 알 주베이르를 통해 무자헤딘(전사)의 조건에 승복하지 않을 것이며 테러리스트들과 타협하지 않는다는 발표를 하게 했다”고 비난했다. 주베이르씨는 사우디의 실권자 압둘라 왕세제의 외교 자문역이다.

한편 이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돼 사우디 보안군에게 사살된 압둘 아지즈 알 무크린은 존슨씨가 아파치 헬기를 제조하는 록히드마틴사에서 일한다는 점을 들어 살해를 정당화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무크린은 ‘소트 알 지하드’에 “(존슨이) 팔레스타인과 필리핀, 인도 카슈미르 등 모든 곳에서 무슬림의 적들을 지원하는 미군 소속이며 미군 항공사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적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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