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산업단지 분양가 영국의 4배

  • 입력 2004년 6월 11일 16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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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산업단지 분양가가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들은 물론 영국보다도 최고 4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조성한 산업단지가 민간이 개발한 곳보다 40% 가량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한국 산업단지의 평균 분양가는 평당 40만원으로 영국(20만3000원)보다 97%, 중국(7만8000원)보다는 412%, 말레이시아(16만7000원)보다는 139% 높았다.

특히 입지여건이 좋은 수도권 산업단지의 경우 평균 분양가가 100만원에 달해 영국보다 4배 가까이 비쌌다.

실제 경기 포천시 양문산업단지의 분양가는 평당 96만7000원으로 영국 7개 공단 평균가격보다 376% 높았다.

개발 주체별 분양가도 큰 차이를 보여 국가나 지방산업단지(평당 평균 37만9000원)가 민간산업단지(27만3000원)보다 38.8% 비쌌다.

민간산업단지는 국가 및 지방산업단지보다 규모는 작지만 기반시설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산업단지 인·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정해진 기반시설 기준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KIET는 한국 산업단지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 무엇보다 높은 땅값과 상대적으로 과도한 금융비용, 부족한 재정 지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민간 산업단지는 철저한 원가 개념을 적용하고 사업 시행자가 시공까지 일괄 수행하고 있어 한국토지공사가 주로 참여하는 국가 및 지방산업단지보다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KIET는 이에 따라 △산업용지 조성과 공급에 민간 부문의 참여 확대 △저가의 공공임대용지 공급 △'산업입지자금'을 조성해 개발사업자에 대한 융자 실시 등을 제안했다.

KIET 김영수(金榮壽) 연구위원은 "기업들이 투자비를 낮추기 위해 대거 해외로 이전하고 있는데도 한국의 산업용지 가격은 여전히 높아 국가경쟁력이 저하될 우려를 낳고 있다"며 "기업의 입지 부담을 낮추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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