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4년 6월 6일 19시 12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지난해 미국 증시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서방 출신 경영인을 데려오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파르말라트의 파산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주프레디 사장은 덕분에 재기를 위한 모스크바행 비행기에 오르게 됐다.
서방 출신 경영인의 러시아행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러시아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세계적인 기업이 늘어나 능력을 펼칠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유럽에서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대우가 가장 좋은 ‘CEO의 천국’이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최근 다국적 컨설팅회사인 왓슨 와이엇의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 상위 125개 기업 CEO의 평균 세후 소득(순소득)은 10만8750유로(약 1억5500만원)로 서유럽(10만8000유로)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평균 수준일 뿐 석유 가스 등 에너지 관련 러시아 대기업에서는 연봉이 수백만달러가 넘는 CEO가 수두룩하다.모스크바가 최근 런던을 제치고 세계에서 부자가 가장 많이 사는 도시에 오른 것은 우연이 아니다. 고임금의 CEO가 세금을 많이 내는 서유럽에 비해 러시아 CEO들은 세금도 적다. 독일 CEO들이 세금을 내고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연봉의 55∼65%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감세 정책으로 러시아의 개인소득세율은 소득에 상관없이 13%다. 서방 기업에서 일하던 러시아계 경영인들도 고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러시아 최대 정유사인 유코스의 사이몬 코케스 회장은 20여년 동안 일하던 미국 정유업계를 떠나 지난해 러시아로 돌아왔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