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4년 5월 17일 23시 27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여기엔 군사기술이 첨단화되고 있는 만큼 병력을 고정 배치하는 기존의 ‘주둔형 운용 체제’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전략 개념의 변화도 직접적으로 작용했다.
▽미군 재배치의 틀=미국 국방부는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해외 주둔 미군 재편 검토(GPR)에 따라 현재 작업을 마무리하는 단계이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 포스트는 최근 “미 국방부가 우선 한국 일본에 주둔하는 미군 중 1만5000여명을 줄이고 독일 주둔 병력을 절반으로 감축할 계획”이라며 “동맹국들과의 협의를 거쳐 조만간 부시 대통령의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미국은 해외 주둔 미군 기지를 미군이 영구 주둔하는 전략중추기지(Strategic Bases), 소규모 병력과 장비만 남기는 전진작전기지(Forward Operating Bases), 군사훈련만 함께 실시하는 전진작전지역(Forward Operating Locations)으로 나눠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주둔 개념을 완전히 뒤바꾸겠다는 것이다.
재배치 작업을 진두지휘해 온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2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방장관 회담 직후 “이번 재배치 작업은 2차 대전 종전 이후 가장 큰 미군의 구조 변화”라며 “미군은 냉전 종식 이후에도 세계 곳곳에서 주둔 중이나 이제는 재조정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재배치의 군사적 배경=럼즈펠드 장관은 또 “21세기엔 첨단기술의 발달로 해외 주둔 미군 기능 가운데 상당 부분을 본토의 미군이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1991년 걸프전 때만 해도 미군이 표적을 확인해 파괴하는 데 24시간이 걸렸으나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는 45분, 이라크전쟁에서는 11분이 소요됐을 뿐이다. 지구촌을 무대로 속전속결이 가능하도록 군사기술이 첨단화된 것이다.
특히 스트라이커(Stryker) 장갑차와 C-17 수송기의 결합이 두드러진다. 스트라이커는 최고 시속이 62마일(약 106km)로 현 주력 전차인 M1탱크(무게 67t)와 파괴력은 비슷하지만 무게는 고작 19t에 불과하다. 유사시 한반도에 투입될 신속배치여단(SBCT)의 주력 무기로 미국 본토에서 C-17, C-5, C-130 등 수송기로 전 세계 어디든 배치될 수 있다.
▽전쟁 개념 변화=9·11테러 이후에는 냉전시대의 전쟁 개념이 사실상 무의미해졌다. 냉전시대엔 예측가능성을 바탕으로 한 상호 억지 전략이 가능했지만, 테러집단에는 그런 ‘예측가능성’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판단에서 나온 것이 선제공격(preemptive strike)의 원칙이다.
미군의 21세기 재배치 전략도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