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분노의 자폭 테러

  • 입력 2004년 5월 6일 18시 59분


미군과 영국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에 대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시민 500여명이 5일 연합군 만행을 규탄하는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런 가운데 바그다드 시내에서는 6일 오전 대형 차량폭탄 자살테러가 발생해 이라크인 6명과 미군 1명이 숨졌다. 미군의 학대 고문사건에 항의하는 본격적인 공세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테러는 미군 임시행정처(CPA) 등이 있는 그린 존으로 통하는 다리 입구의 미군 검문소 콘크리트 방어벽 앞에 있던 한 차량에서 발생했다. 이 다리는 CPA 관계자와 외교관 및 미군이 이용하는 전용도로다.

바그다드 북쪽에 위치한 바쿠바시의 쿠르드애국연합(PUK) 지부 건물에서도 폭발사고가 발생해 4명이 부상했다. 폭발은 미국을 방문 중인 PUK 지도자 자랄 탈라바니가 최근 “포로 학대는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미국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진 직후에 일어났다.

바그다드 시민들은 5일 아부그라이브 교도소 앞에 집결해 ‘미군의 야만성을 보여주는 아부그라이브’ ‘미군 철수’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라크 내 미군 수용소 총감독관 제프리 밀러 소장이 “포로 학대행위를 이라크 국민들에게 사과한다”고 발표했지만 시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밀러 소장은 “일부 병사들이 수용소에서 불법적이고 독단적인 행동을 자행한 것에 대해 사과하며 이 같은 행동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앞서 미군은 4일 밤과 5일 새벽 남부 시아파 거점 도시 디와니야, 카르발라, 나자프 등지에 대한 공격을 감행해 시아파 민병대와의 교전으로 40여명이 숨졌다고 소식통들이 밝혔다.

또 4일 이라크 남부 쿠파 근처에서 미군과 과격 시아파 무장세력이 충돌해 무크타다 알 사드르 추종 세력 7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미군은 또 이날 바그다드에서 180km 떨어진 디와니야에서 사드르 지부 사무실을 장악했으며 이 과정에서 민병대원 9명과 이라크 민간인 5명이 숨졌다.

알 사드르가 은신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나자프에서도 5일 새벽 교전이 발생해 이라크인 16명과 미군 1명이 숨졌다.

한편 5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1월 대선까지 추가비용을 요청하지 않겠다던 당초 약속을 깨뜨리고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작전 비용으로 250억달러를 의회에 추가 요청했다.

이라크 주둔 미군이 예상외로 난관에 처한 상황에서 백악관은 공화 민주 양당으로부터 추가 예산에 대한 압박을 받아 왔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외신 종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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