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의원연금 폐지" '깜짝쇼' 파문

  • 입력 2004년 4월 7일 1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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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국회의원 경력자를 위한 '의원 연금' 제도 폐지 방침을 밝혀 의회에 파문이 일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6일 밤 자민당 홍보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참석자가 의원 연금 폐지 의견을 내놓자 "완전히 폐지하는 것이 좋다"고 적극 찬성하면서 "폐지법안을 내려면 빨리 내는 게 좋다"고 말해 이번 회기 내 폐지 의사를 시사했다.

여권인 자민 공명당 소속 의원 대부분의 반대로 실현 가능성이 적다는 관측 속에 나온 이 발언은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개혁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깜짝 쇼'란 분석도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의원들이 지금까지 낸 연금 보험료는 돌려주고 현재 의원연금 수령자에 대해서는 경과조치를 두는 등 구체적 방법은 지금부터 논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일본의 의원연금 수령 대상자는 국회의원 10년 이상 재직자로 65세 이상. 10년 재직자의 연간 수령액은 412만엔이며 이후 재직 경력 1년 당 8만엔씩 연간 수령액이 늘어난다.

근속 10년째 의원의 경우 재직시 매달 10만엔 정도 내면 나중에 매달 34만엔을 받게 된다. 일반 국민이 가입한 공적 연금의 국고부담률은 30% 정도인데 의원 연금의 국고부담률은 70%에 달하기 때문. '특혜'라는 여론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폐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

고이즈미 총리의 한 측근 조차 "총리의 개인 의견일 뿐"이라고 토를 달면서 "국회의원은 퇴직금제도가 없어 별도의 연금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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