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뒤흔든 시아파 소수 급진세력

  • 입력 2004년 4월 6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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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의 시아파와 쿠르드족은 전후 미국에 대한 우호 세력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최근 시아파 급진세력이 미국에 등을 돌리면서 미국의 이라크 전략은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 이들은 전체 시아파의 10∼15%를 차지하는 소수지만 향후 파장은 심각할 수도 있다.

영국 BBC 방송은 급진 시아파의 테러가 전체 시아파의 인티파다(민중 봉기)로 이어질 ‘불씨’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나리오 1―내전 가능성

급진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의 추종자들이 미국에 적대적인 수니파와 손을 잡는다면 미국은 이라크에서 다시 전쟁을 치러야 할지 모른다. 미국을 지지하는 쿠르드족과 아랍계 사이에 종족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아진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6일 “시아파의 인티파다가 이라크 전체를 깊은 혼돈에 빠뜨릴 수 있다”며 “지금은 시아파 일부가 가담하고 있으나 급진파의 분노가 전체 시아파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영국 여론조사기관이 2월 9∼28일 15세 이상 2737명의 시아파 이라크인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연합군에 대한 공격이 정당하다’고 답한 시아파는 아직 10%선이다.

#시나리오 2―주권 이양에 차질

시아파는 이라크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최대 종파. 6월 30일로 예정된 주권 이양을 책임지는 이라크과도통치위원회(IGC) 위원 25명 중 13명이 시아파다.

이들은 ‘다수의 힘’을 활용해 시아파 대통령을 뽑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군이 쿠르드족과 수니파 등을 달래기 위해 시아파에 약속한 주권 이양 내용이 달라지면 시아파 전체가 반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주권 이양 계획은 차질을 빚고 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다.

#시나리오 3―미영의 장기 주둔

종족 종파간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미국과 영국은 이라크에 군대를 장기 주둔시킬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미군에 우호적인 온건 시아파조차 외국 군대의 장기 주둔에는 반대하는 성향이 강해 가능성은 희박하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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