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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5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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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동북아지식연대에서 펴낸 ‘동북아공동체를 향하여’(동아일보사 간)와 하영선 서울대 교수를 중심으로 14명의 학자가 참여한 ‘21세기 한반도 백년대계’(풀빛 간),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를 중심으로 계간 ‘창작과 비평’ 필진들이 주축이 된 ‘21세기의 한반도 구상’(창비 간)이 그것이다.
하 교수 등 ‘21세기 한반도 백년대계’의 저자들은 ‘친 외세’와 ‘반외세’의 냉전적 이분법을 넘어서서 새로운 문명표준인 정보기술 혁명의 적극적 수용을 통해 지식국가를 건설하자고 주장한다. 이들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19세기와 21세기 한반도 주변 환경의 유사성. 필자 중 정용화 연세대 국학연구원 연구교수는 19세기 서구문명의 쇄도와 현재의 세계화 상황이 신문명전환기라는 공통점을 지녔다면서 배타적 거부와 무비판적 수용을 동시에 극복하는 ‘신서유견문론’을 주창한다. 전재성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는 “가슴 오른편에 미국과 일본, 왼편에 중국을 동시에 품을 수 있는 복합사랑의 외교를 구상해야 한다”는 ‘신조선책략론’을 펼친다.
‘21세기 한반도 백년대계’가 현재의 패권국가 미국에 초점을 둔 ‘용미론(用美論)’과 세계화 대세를 주체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현실주의적 논리를 펼친다면, ‘동북아공동체를 향하여’와 ‘21세기의 한반도 구상’은 중국이 패권국가로 떠오를 경우 한국이 그 상황을 주도해갈 수 있는 가능성 탐구에 초점을 두고 있다.
‘동북아공동체를 향하여’의 필자들은 비서구권에서 유일하게 폭발적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는 동아시아를 하나의 경제, 정치 공동체로 묶어 미국과 유럽연합에 대한 제3의 터전으로 삼아야 한다는 ‘신천하삼분(三分)론’을 주창한다.
필자 중 이수훈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는 “냉전체제가 무너지면서 한반도 북방이 우리 역사의 윤곽 속으로 들어왔다”며 분단극복을 위한 동북아론의 전략적 가치를 강조한다.
‘21세기의 한반도 구상’ 필자들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패러다임을 극복할 수 있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분야의 대안을 제시한다.
이 중 박명규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독특한 ‘중위(中位)국가론’을 제시한다. 박 교수는 1990년대의 경제성장과 해외진출, 북한 콤플렉스 극복으로 한국형 대국(大國)주의가 팽배하는 한편 이에 대한 반발로 생태주의와 소수자우대 등의 정책을 강조하는 소국(小國)주의도 싹트고 있다며 양자를 변증법적으로 극복하는 모델로서 ‘중위국가론’을 제시한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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