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천수이볜총통 ‘즉각 재검표’ 수용

  • 입력 2004년 3월 23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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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이 23일 야당의 재검표 요구를 전격 수용함으로써 혼미를 거듭하던 대만 정국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천 총통은 이날 총통부로 행정원장 등 5부 요인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진 뒤 TV 성명을 통해 “의혹 해소를 위해 야당의 즉각 재검표 실시 주장을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또 야당의 총격사건 진상조사 요구에 대해서도 “여야 합동으로 총격 사건을 조사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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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천 총통의 수용 발표에도 불구하고 여야는 이날 관련법 수정을 둘러싸고 충돌함으로써 정국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실정이다.

여당인 민진당은 이날 입법원 운영위원회에서 ‘투표일 7일 내 재검표’라는 수정법안과 함께 ‘이번 총통선거에 대한 이 조항의 적용 여부 및 법안 통과를 위한 3회 축조 심의’를 조건으로 내놓았다.

이에 대해 국민-친민 야당연합 입법위원들은 “재검표를 무기한 늦추겠다는 계략”이라고 반발하면서 양측간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져 회의는 파행으로 끝났다.

국민당 소속 왕진핑(王金平) 입법원장은 회의 직후 “(법안 수정을 통한 재검표가 아니라) 총통의 긴급명령권을 발동해 재검표를 실시하자”고 요구했다.

쑹추위(宋楚瑜) 부총통 후보는 총통부 시위집회에 참석해 “천 총통은 24시간 내에 롄잔(連戰) 후보와 사태 해결을 위한 여야 영수회담을 갖고 48시간 내에 재검표를 실시하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중국 신화통신은 이날 “대만 국민투표는 천 총통이 국가를 분열시키고 본토와 대만간 대결을 고조시켜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고안한 정치사기”라고 비난했다.

타이베이=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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