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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2월 1일 1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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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도시 아르빌에서 쿠르드족 정당을 공격한 2건의 테러는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 목표가 변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로 미군과 연합군을 공격하던 저항세력이 쿠르드족을 공격한 것은 이라크의 심각한 내부 분열 양상을 보여주기 때문.
▽아수라장 된 축제=이날 테러의 희생자는 사망자 100명, 부상자 2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쿠르드 민주당(KDP) 쿠르드 애국동맹(PUK) 당사에 각각 들어온 테러범은 참석객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던 아르빌 주지사와 부지사에게 접근한 후 몸에 두른 폭탄을 터뜨렸다.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으며 병원 주위에는 사상자 가족들이 몰려와 울부짖었다. 병원들은 혈액이 부족해 치료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국이 이번 테러의 배후로 의심하는 무장단체 안사르 알 이슬람은 알카에다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쿠르드족의 분리 독립 요구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라크 내전으로 갈 수도=쿠르드족은 KDP와 PUK라는 2개의 정당을 만들어 북부지역 일부를 자치적으로 지배해왔다. 미국의 이라크전에 협력한 후에는 이라크를 ‘연방국가’로 만들고, 광범위한 자치권을 보장해야 하며 석유 생산지역인 키르쿠크를 자치지역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라크의 수니파와 시아파 등 아랍권은 강하게 반발해 왔다.
미국과 과도통치위원회는 북부의 쿠르드족, 중부의 수니파, 남부의 시아파로 나뉜다면 이라크가 내전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일단 현재 쿠르드족이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북부지역을 그대로 둔 채 이라크 새 정부가 2005년경까지 쿠르드족의 지위 문제를 논의하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끝없는 공격=이 밖에도 지난달 31일 이라크 북부 모술의 한 경찰서 앞에서 차량 폭탄이 터져 경찰 2명을 포함한 9명이 숨지고 45명이 부상했다. 폭발 당일은 경찰의 월급날이어서 월급을 타기 위해 모인 경찰들로 붐볐다.
같은 날 한국군 파병 예정지인 키르쿠크에서 남서쪽으로 45km 떨어진 지점에서 도로에 매설된 폭탄이 터져 차량을 타고 지나가던 미군 3명이 사망했다. 이에 앞서 27일 부상당했던 미군 1명이 1일 숨져 지난해 5월 1일 이후 미군 희생자는 250명으로 늘었다.
31일 밤에는 바그다드 북부 팔레스타인 난민 거주지역인 발라디야트에서 박격포탄이 터져 팔레스타인인 4명과 이라크인 1명이 숨지고 14명이 부상했다고 팔레스타인 대표부가 밝혔다.
남부 항구도시 바스라에서는 덴마크 구호단체 소유 차량을 대상으로 한 원격조종 폭탄이 폭발해 구호요원 2명과 이라크인 7명이 부상을 입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바그다드·아르빌=외신 종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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