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쿄대 요스케 박사 "독도우표는 盧 레임덕 때문일수도"

  • 입력 2004년 1월 9일 16시 13분


코멘트

정부가 오는 16일부터 독도 관련 우표를 예정대로 발행·판매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일본의 유명 학자가 "한국의 독도 우표 발행은 취임 1년만에 레임덕 현상을 보이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이 구심력을 회복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을 발표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일본 도쿄대학원에서 우표와 국가, 정치, 사회 등의 연관성을 연구하는 나이토 요스케 박사는 지난해 11월 '일본의 연구' 제 269호를 통해 '한국은 타케시마의 우표를 발행할까?'라는 제목의 논설을 발표했다.

'일본의 연구'는 유명 작가이자 도쿄대학 객원교수인 이노세 나오키씨가 매주 목요일 발행하는 이메일 주간지(단행본으로도 발간)로 정치·경제분야의 이슈에 대한 유명 학자들의 논설과 기고문을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관련기사▼
- 나이토 요스케 박사 기고문 전문
- "독도우표 예정대로 발매" 日요구 일축
- 日 '독도우표' 발행검토…파문 확산 조짐
- 외교부 '日 독도우표' 대응 검토

나이토 요스케 박사는 이 글에서 "1952년 1월 이승만 대통령이 발표한 '인접 해양의 주권에 관한 대통령 선언'이 독도(필자는 '타케시마'라고 표기) 영유권을 둘러싼 한일간 대립의 발단"이라며 "이로인해 국교정상화 교섭이 무기한 연기되고, 54년 8월에는 대일 경제단교조치까지 발동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연합국 총사령부의 문서를 근거로 독도의 영유권이 한국에 있다는 주장과 함께 독도를 포함하는 '평화라인(일본측은 이승만 라인이라고 낮춰 부름)'을 발표했다.

요스케 박사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54년 9월 한국은 독도의 영유권과 평화라인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독도가 그려진 우표를 발행했다"며 "이에 대해 일본측은 독도 우표가 붙여진 우편물을 반송하는 것으로 대항했지만, 방대한 우편물 중에서 독도 우표를 골라낸다는 것은 사실상 곤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에 발행될 독도 우표 역시, 한국이 독도가 자국의 정당한 영토인 것을 국내외에 분명히 하는 의도를 가지고 계획된 것"이라며 "그 배경에는 취임 1년만에 레임덕 현상을 보이는 노무현 정권이 영토문제를 통해 구심력을 회복하려는 의도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사실 우정사업본부가 '독도의 자연' 우표 시리즈를 발행하기로 한 2004년 1월 16일은 이승만 대통령이 독도의 영유권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기 위해 '평화라인(52년 1월 18일)'을 발표한지 52년째이며, 특히 이러한 사실을 확고히 하기 위해 처음으로 독도 우표를 발행한지 50년이 되는 시점이다.

54년 발행된 독도 풍경우표 3종류. 왼쪽부터 2환, 5환 10환짜리이다.

한편 요스케 박사는 일본 정부에 대해서도 "지난 94년말 '원폭이 종전을 앞당겼다'는 내용의 미국의 제2차대전 기념우표 발행당시에도 '원폭이 종전을 앞당긴 인도적 물건이 아니다'라는 비판을 전혀 하지 못했다"며 "결국 일본과의 우호관계를 고려해 미국이 우표발행을 중단했고 일본은 호의에 감사해야만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독도 우표 문제도 "일본 정부가 독도가 한국의 영토라는 것을 인정해버리고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이라며 "우표 발행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는 지금 공식적으로 '불쾌감'을 나타내서는 안되는 것인가. 만약 이대로 진행된다면 '원폭 우표' 때와 같이 허둥지둥 하는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日 총무상 "일본도 독도우표 발행하자"▼

한편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무상은 9일 한국정부가 독도 관련우표 발행을 강행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일본도 독도를 등장시킨 우표를 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소 총무상은 "(한국의 독도 우표발행에 대한) 대항으로 일본 우정공사가 기념우표를 발행할 것인지는 매우 정치적인 문제이기는 하지만, 감히 제안하고 싶다"며 "현재 외유중인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외무상이 귀국하는대로 이 문제를 협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국제우호 관계의 긴밀화 등을 규정하고 있는 만국우편연합의 헌장 전문을 거론하며 "(한국의) 이번 우표는 그 정신에 부합한다고 말할수 없다"고 한국측을 비난했다.

최건일 동아닷컴기자 gaegoo9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