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국인 유학생,기숙사 화재 이어 신나치족에 맞아 중상

  • 입력 2003년 12월 1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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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 죽고 스킨헤드(신 백인우월주의 집단)에 두드려 맞고….” 지난달 24일 기숙사 화재로 38명의 외국인 학생이 사망했던 러시아인민우호대(루데엔대) 유학생들의 수난이 계속되고 있다.

모스크바 경찰은 1일 10대 신나치 청년 2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루데엔대 부근에서 자메이카와 콜롬비아 학생 6명을 무차별 폭행해 이들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30여명의 신나치 청년들이 이 난동에 가담했으나 경찰은 현장에서 붙잡은 대부분의 가담자를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했다.

최근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각지에서 신나치 청년들의 외국인 공격이 심각할 정도로 늘어났다. 외교관들까지 대상이 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 부인이 쇼핑 중 공격을 받기도 했다.

특히 루데엔대가 있는 남서부의 미클루후마클라야 거리는 상습적인 외국인 피습 지역으로 꼽힌다. 옛소련 시절 제3세계 학생을 위해 설립됐던 만큼 이 대학 재학생 대부분이 외국인 유학생이고 근처에 외국인들이 밀집해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유학생들도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거리를 다니기가 겁날 정도라고 말하고 있다. 지난달 화재로 예비학부 전영선양(20)이 사망했던 루데엔대에는 어학연수생을 포함해 30여명의 한국 학생이 유학 중이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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