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발기부전 치료제 '삼국시대'… 비아그라 外

  • 입력 2003년 11월 30일 17시 37분


이스탄불에서 열린 유럽성의학회에서 성의학 전문의들이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이스탄불=이진한기자 likeday@donga.com
이스탄불에서 열린 유럽성의학회에서 성의학 전문의들이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이스탄불=이진한기자 likeday@donga.com
비아그라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발기부전 치료제 시알리스와 레비트라.

발기부전 환자는 ‘골라 먹는 즐거움’이 있지만 제약회사들은 사활을 건 홍보전을 치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11월 16∼19일 터키 이스탄불 컨벤션전시센터에서 1700여명의 발기부전 치료 및 성의학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유럽성의학회(ESSM)에서 발기부전 치료제인 세 약의 성능을 비교한 연구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끌었다.

▽내 것이 최고=‘시간의 제한이 없다’는 시알리스, ‘단단함’을 강조하는 레비트라, ‘구관이 명관’이라는 비아그라 등 세 약에 대한 유럽인의 선호도는 제각각이었다.

독일 본대학 비뇨기과 하트무트 포스트 박사는 150명의 발기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3개 치료제를 복용토록 한 결과 45%인 67명이 시알리스를 선호했고 30%(45명)는 레비트라, 13%(20명)는 비아그라를 선호했다고 발표했다. 시알리스를 선호하는 이유로는 ‘약효시간이 길어서’였고 레비트라와 비아그라는 ‘강직도가 좋아서’였다.

이에 비해 독일 쾰른대 비뇨기과 프랭크 좀머 박사는 발기부전 환자 133명을 대상으로 역시 3개 약을 복용토록 한 결과 44%(59명)가 레비트라를 선호했고 32%(43명)는 비아그라, 23%(31명)는 시알리스를 좋아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벨기에 가스추이스베르그대 비뇨기과 허버트 클레즈 박사는 비아그라를 장기간 복용하는 환자 91명을 대상으로 시알리스와 레비트라를 각각 복용케 한 결과 21%만이 치료제를 바꾸고 싶다고 응답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학회에 참석한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안태영 교수는 “시알리스와 레비트라 등이 출시된 지 얼마 안되는 상황에서 검증되지 않은 논문 몇 편만으로 무엇이 좋다, 나쁘다를 말하기는 이르다”며 “최소한 6개월은 지나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대 용산병원 비뇨기과 김세철 교수도 “겨우 1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데이터로는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유전자 치료법 등장할 듯=아직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들어가지 못했지만 유전자를 이용한 발기부전 치료법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유전자 치료법이란 발기부전을 일으키는 물질을 제거하거나 발기가 되는 데 도움을 주는 유전자를 성기에 주사기로 주입하는 것. 이때 유전자가 세포 속에 쉽게 들어갈 수 있도록 유전자에 세포침투운반체를 같이 붙여준다. 동물실험 결과 세포 속에 들어간 유전자는 3∼6개월 발기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루이지애나주 툴레인대 웨인 헬스트롬 박사는 당뇨병 때문에 혈관을 수축시키는 유해활성산소가 증가해 발기부전이 온 쥐를 대상으로 생식기에 유해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효소(SOD)생산 유전자를 주사기로 주입한 결과 발기력이 한 달 정도 지속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인하대병원 비뇨기과 서준규 교수는 “미국 앨버트 아인슈타인대 조지 크리스트 박사는 발기가 잘 안 되는 노화된 쥐의 생식기에 발기근육을 이완시켜 발기가 되게 하는 ‘포타슘채널 유전자’를 주사기로 주입한 결과 3∼6개월 발기개선 효과가 있어 최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스탄불=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