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사단 투숙한 팔레스타인호텔은 어떤 곳

  • 입력 2003년 11월 21일 22시 34분


코멘트
21일 한국의 국회 이라크 조사단이 묵고 있는 가운데 로켓포 공격을 받은 팔레스타인호텔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둔 셰러턴호텔과 함께 이라크의 대표적인 특급호텔이다. 1982년 프랑스계 메르디앙호텔측이 세웠으나 1989년 사담 후세인 정권에 팔렸다.

두 호텔의 서쪽엔 바그다드시를 가로지르는 티그리스강이 흐르고 있고 강 너머엔 미군정이 현재 사무실로 쓰고 있는 대통령궁 등 후세인 정권 시절 핵심 정부 건물 등이 포진해있다.

두 호텔의 동쪽 알 쿨라파가(街)에 후세인 동상이 서있던 피르두스(‘낙원’이라는 뜻)광장이 있다. 피르두스광장은 4월 9일 바그다드 함락 직후 미군이 성난 이라크인들을 도와 후세인 동상을 끌어내리는 장면이 CNN방송 등을 타면서 유명해진 곳으로, 이라크인들이 매일 수백명씩 모여 각종 집회를 여는 곳.

팔레스타인호텔에서는 전쟁 전부터 바그다드 함락 직전까지 모하메드 알 사하프 이라크 공보장관의 기자회견이 자주 열린 탓에 두 호텔엔 이라크 주재 외신기자들과 외국기업인들이 체류해왔고 미군은 호텔 주변 여러 곳에 체크포인트를 설치해 삼엄한 경비를 해왔다.

18층짜리 팔레스타인호텔은 이번 피격이 두 번째. 4월 8일 미군이 카메라를 든 취재진을 이라크군으로 오인해 탱크포를 발사하는 바람에 스페인과 우크라이나 출신 로이터통신 기자들이 숨졌다.

현재 팔레스타인호텔은 치안이 비교적 안전하고 자체 발전시설을 갖춰 이라크 재건사업을 수주하려는 외국 기업인과 기자들이 주로 투숙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일행이 묵고 있던 알 라시드호텔에 이어 이날 팔레스타인, 셰러턴호텔이 피격됨으로써 바그다드 시내 안전지대는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