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증권 아시아 대표 "한국증시 내년 2분기 900까지 갈것"

  • 입력 2003년 11월 12일 18시 03분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것은 한국경제에 무리수를 두는 것이다. 지금은 내수회복을 위해 금리를 유지하거나 내려야 할 시점이다.”

스위스계 UBS증권의 조너선 앤더슨 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 이코노미스트(사진)와 던컨 울드리지 한국담당 이코노미스트는 12일 “최근 한국의 부동산 문제는 금리정책 조정으로 해결하기 힘들다”며 “근본적으로 수도권 지역에 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한 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이들은 내수경기 회복 시점을 내년 1·4분기(1∼3월)로 잡으며 “내수회복의 속도와 폭은 예상보다 미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앤더슨씨는 한국 증시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에 대해 “장기적으로는 기업 실적 호전과 지배구조 개선, 단기적으로는 수출이 좋아지고 ‘내수경기가 더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뢰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요즘 미국 유럽 투자자들을 만나보면 온통 아시아 얘기뿐이다”면서 “‘미국경기 회복의 가장 큰 수혜자는 아시아’라는 공감대가 세계적으로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울드리지씨는 “한국 종합주가지수가 앞으로 6개월 동안 10∼15% 더 오를 여지가 있다”면서 “내년 2·4분기(4∼6월) 중 900선까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달러 약세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며, 이는 수출 주도의 한국 경제에 어느 정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 “한국이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에 따른 경기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앤더슨씨는 “중국 경제는 소비가 아닌 정부주도형 투자로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기업들의 수익이 낮아지고 은행부실이 증가할 경우 중국경제는 1년 후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경제의 경착륙에 대비한 한국의 수출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UBS증권은 홍콩 금융잡지 ‘아시아머니’가 세계 기관투자가들 10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한국시장 리서치 부문의 1위를 차지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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