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지 前후쿠오카교육대 교수 대구대에 2억원 보내

  • 입력 2003년 11월 6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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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돈이지만 장애인을 위한 특수교육에 보탬이 됐으면 합니다.”

일본 특수교육의 개척자인 쇼지 사부로(昇地三朗·98·사진) 전 후쿠오카 교육대학 교수는 6일 대구대 이재규(李在奎) 총장 앞으로 현금 2000만엔(약 2억900만원)을 보내왔다.

쇼지 박사는 함께 보낸 편지에서 “두 나라가 힘을 합쳐 장애인이 마음 놓고 생활할 수 있는 사회 환경을 만드는데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쇼지 박사의 두 아들은 모두 중증 뇌성마비였다. 그는 일본에 특수학교가 한 곳도 없어 개인재산을 털어 1954년 후쿠오카에 장애 아동을 위한 시이노미학원을 설립했다.

그는 “아이들을 공부시키고 싶었지만 특수학교가 없는데다 일반학교에서는 입학시켜주지 않아 절망했었다”면서 “장애인 자녀 때문에 고통받는 부모를 위해 학교를 설립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시이노미학원은 당시 일본 사회에 화제를 불러 모아 이듬해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일본에서는 장애아동을 위한 특수교육에 관심이 높아져 공립학교가 잇따라 설립됐다.

쇼지 박사는 2년 전 둘째 아들이 57세로 숨질 때까지 정성으로 아이들을 돌봐 일본사회에 큰 감동을 주기도 했다. 그가 개발하고 모은 특수교육 자료 3000여점은 일본 특수교육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쇼지 박사는 이 같은 공로로 3일 서일본 문화상을 받았다.

그는 1968년 특수교육을 막 시작한 대구대에서 특수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대학 3학년 때 쇼지 박사의 강연을 들었던 대구대 특수교육학부 박화문(朴華文·55) 교수는 “개인적인 고통을 사회적으로 승화시킨 쇼지 박사의 강연은 뭉클했다”면서 “많은 연세에도 불구하도 한결같이 특수교육에 앞장서고 있는 모습이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쇼지 박사는 뇌성마비 치료 등에 관한 책을 200여권이나 펴냈으며 중국에 특수교육 시설을 마련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대구대는 12월 3일 쇼지 박사를 초청해 ‘쇼지 특수교육 장학회’를 발족할 예정이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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