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캘리포니아 화재로 18명 사망

  • 입력 2003년 10월 29일 14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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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남부를 뒤덮고 있는 불길이 멕시코 국경까지 넘어 번져 최소 18명이 숨지고 서울 면적의 약 4배에 달하는 60만 에이커(7억3452만 평)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로스앤젤레스(LA) 샌디에이고 카운티 등 지방정부 당국에 따르면 28일 오후3시(미 서부시간·한국시간 29일 오전8시) 현재 산불은 인구 130만이 밀집한 LA 서북부 샌퍼난도 밸리 고급 주택가를 위협하고 있으며 주택과 각종 구조물 1552동을 폐허로 만들었다.

그레이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번 산불은 주(州) 사상 최악"이라며 "피해액은 약 20억 달러(2조4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환투표를 통해 10여일 뒤 새로운 주지사에 취임할 아널드 슈워제네거 당선자는 28일 워싱턴으로 날아가 연방정부의 지원을 모색하고 있지만 막대한 주 정부 재정적자에 화재복구까지 이중고를 겪을 전망이다.

랜초 쿠카몽가, 샌버나디도 등에서 거의 동시에 발화, 강풍을 타고 번진 산불은 곳곳에서 불길이 합쳐지면서 파괴력이 증폭돼 LA 북서부 근교에서 멕시코 국경 남부 90km 엔세나다까지 거대한 띠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까지 캘리포니아 남부에서만 16명, 멕시코에서 2명이 목숨을 잃고 수십 명의 중경상자가 발생했다. 샌버나디노 카운티는 25일 이후 약 450가구 주택이 전소됐고 2명이 숨졌으나 산불은 10% 가량만 잡혔다. 샌디에이고 산불은 15만 에이커를 태우면서 13명의 목숨을 앗아가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냈으며 미라메사, 파웨이 등 주택가 한인 1000여 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동쪽 모하비 사막의 뜨거운 공기를 실은 강풍은 시속 100km를 웃도는 속도로 몰아쳐 불길을 키웠으나 습기를 동반한 바람은 주말께나 태평양으로부터 불어올 것으로 예상, 산불피해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기상당국은 예고했다.

디지털뉴스팀·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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