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과의 전쟁에서 승자는 스팸?

  • 입력 2003년 10월 16일 15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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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국가(國歌)를 다시 만든다면 제목은 '날 내버려둬!(Just Leave Me Alone!)'가 될 것이다."

미 일간 USA투데이는 미국인들이 스팸메일과 광고전화에 얼마나 시달리고 있는지를 15일자 커버스토리에서 이같이 표현했다.

신문은 '스팸과의 전쟁' '전선(戰線)은 가정(家庭)' 등의 과격한 표현을 써가며 미국 방방곡곡에서 벌이지고 있는 스팸 방지 노력을 소개했다. 수신자의 허락 없이 광고전화를 하는 텔레마케팅사를 처벌할 수 있는 법안이 최근 발효됨에 따라 연방정부가 신청을 받고 있는 '광고전화 수신 거부자 명단'에는 5000만명 이상이 가입했다.

27개 주가 스팸 방지법을 도입했고, 캘리포니아의 한 소비자단체는 팩스로 광고를 보내는 회사에 2조2000억달러의 집단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러나 전쟁을 벌여도 스팸이 고개를 숙일지는 미지수다. 올해 미국인들은 총 7조 통의 스팸메일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해의 두 배다. 1인당 연간 평균 572통을 받는 꼴. 이밖에 지난해 미국인들은 광고전화 870억통과 광고팩스 20억통을 받았다.

미국 기업들이 올해 스팸메일 발송에 사용하는 돈은 1930억달러로 추정된다. 하지만 여기에서 파급되는 상품판매 효과는 무려 2조달러. 스팸메일이 극성을 부릴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 개인 정보는 건당 3달러에 거래된다. 인터넷을 끊고, 휴대전화 사용을 그만두고, e메일을 열어보지 않는 한 다른 방도가 없다는 한탄이 나올 정도라는 것.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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