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만 IT 희비교차…8월후 매수주춤 vs 주가강세 전망

  • 입력 2003년 9월 3일 17시 37분


한국과 대만 증시에서 정보기술(IT)주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8월 중순을 고비로 IT주의 인기가 한풀 꺾였다. 5월 말부터 거의 두 달 동안 IT주를 집중 매수해온 외국인들이 금융주, 내수주 등으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

가장 대표적인 IT핵심주인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 22일 사상최고치 44만6000원을 돌파한 뒤 외국인 매수 규모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이달 3일 43만2000원에 마감했다.

반면 대만 증시에서 IT주의 인기는 아직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세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 1위이자 대만 시가총액 선두인 TSMC는 8월 외국인 순매수 금액의 92%를 독식했다. TSMC의 경쟁업체인 UMC, 컴퓨터 관련업체인 아즈텍컴퓨터, 혼하이정밀 등도 최근 대만증시 상승을 이끄는 우량 IT주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대만 증시에서 IT주 투자매력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은 ‘고(高) 평가 부담’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한국 IT기업들의 실적에 비해 가격이 점차 부담스러운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는 것. 삼성전자는 한국 시장 평균 주가수익률(PER)인 9.2배를 크게 넘어 13.5배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반해 TSMC의 PER는 16배로 대만 시장 평균(16∼17배)과 비슷하다. 여기에 올해 말 대만 정부가 외국인 기관투자가 인가제도를 폐지하면 IT주 강세는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지수에서 대만 투자비중이 상향 조정되면 대만 증시를 대표하는 IT주의 투자매력도 자연히 높아지기 때문이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한국 증시에서 IT종목이 추가 상승하려면 적절한 가격 조정이 이뤄지거나 기업실적이 크게 좋아져야 한다”면서 “미국 IT기업들의 3·4분기 실적 사전고지가 시작되는 9월 중순까지는 IT주에서 벗어나 금융주, 경기 관련 내수주 위주의 투자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국과 대만의 IT 대장주 비교
삼성전자(한국)TSMC(대만)
분야반도체 D램 세계 1위반도체 파운드리 세계 1위
시가총액 순위1위1위
8월 외국인 순매수 금액
중 비중
14%(7월보다 크게 하락)92%(7월과 비슷)
PER13.5배(시장 평균 추월)16배(시장 평균과 비슷)
고평가 부담적음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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