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테러단체, 印尼 메리어트호텔도 공격”

  • 입력 2003년 8월 6일 19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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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경찰은 5일 15명의 사망자와 150여명의 부상자를 낸 자카르타 메리어트 호텔의 차량 폭탄 테러가 지난해 10월 발리 테러를 저지른 급진 이슬람단체 제마 이슬라미야(JI)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쓰인 폭탄 성분이 발리 테러 당시 쓰인 화학물질인 염소산칼륨임을 밝혀냈다면서 지난달 염소산칼륨 제조공장을 급습했을 당시 JI 단원을 검거한 바 있다고 밝혔다.

다이 바크티아르 경찰청장은 “사건 현장에 큰 구멍이 있고, 불탄 자동차가 남겨져 있는 등 발리 테러와 유사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폭탄이 인도네시아에서 제조된 일본 도요타 밴 안에 부착됐고, 폭발 당시 차량이 움직이고 있었던 점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는 밴 운전사가 폭발 후 숨졌다는 보고를 입수했다고 밝혀 자살폭탄 테러 가능성을 높였다.

이번 사건의 배후와 관련, 싱가포르의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JI가 이슬람 무장조직들을 탄압하고 있는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대통령에 대해 ‘피의 경고’를 하기 위해 이번 테러를 저질렀다고 밝히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6일 보도했다. 하지만 메시지 입수 경위는 밝히지 않았다.

파라세트요 자카르타 경찰청 대변인은 지난달 경찰이 자바섬 세마랑에서 JI 조직원 4명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메리어트 호텔 등 공격 목표들을 표시한 문건을 찾아낸 적이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문건이 발견된 후 경찰은 메리어트 호텔 주변의 순찰과 경계를 강화했으나 자살 폭탄 테러를 방지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메가와티 대통령은 5일 사고 현장을 방문했으며, 테러 대응을 즉시 강화하도록 명령했다. 자카르타에서는 2월 경찰청, 4월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 등에서 폭탄 공격이 일어났으며 이번 사고는 올해 다섯 번째 폭탄 공격이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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