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미분양 아파트 66% 파격세일

  • 입력 2003년 7월 22일 18시 24분


‘아파트 분양가 66% 할인.’

장기불황에 시달려온 일본에서 도쿄(東京)도 주택공사가 8년이나 팔리지 않은 미분양아파트를 파격 처분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22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처분 물건은 1995년에 도내 하치오지(八王子)시의 ‘다마 뉴타운’에 지어진 11층짜리와 9층짜리 2개동 미분양물 65채. 크기는 24∼30평형으로 95년 분양가 평균은 5724만엔(약 5억7240만원)이었다. 이번 분양가 평균은 3분의 1에 불과한 1927만엔(약 1억9270만원).

분양 무렵 부동산 열기가 식으면서 78채가 안 팔렸다. 공사측은 99년 한 차례 분양가를 낮췄지만 안 팔리자 이번에 파격가 처분에 나섰다. 공사측은 2년 전 도쿄도가 9500억(약 9조5000억원) 적자를 안은 부실경영 상태를 지적하며 ‘지원 중단’을 통고해 오자 이번 미분양물 처분을 끝으로 분양 사업에서 철수하고 주택임대업만 하기로 한 것이다.

곧 입주할 사람보다 세 배나 비싸게 아파트를 산 셈이 된 기존 입주자들은 “우리를 바보로 만들지 말라”며 ‘분양가 인하 반대’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하지만 파격 분양 소식을 듣고 달려온 도쿄 시민들은 “8년 된 아파트지만 부동산 열기가 한창일 때 설계된 것이라 고급스러운 분위기”라며 앞다퉈 분양 신청을 해 경쟁률은 평형에 따라 최고 51 대 1까지 치솟았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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