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大 사사키총장 중간평가 자청

  • 입력 2003년 7월 16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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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東京)대학의 사사키 다케시(佐佐木毅·61) 총장이 임기를 한참 남기고 ‘중간평가’를 자청하고 나섰다.

2001년 4월 임기 4년의 총장에 취임해 임기가 2년여 남아 있는데도 그는 최근 학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대학평의회(위원 49명)에 재신임 투표를 요청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6일 전했다. 도쿄대 총장이 평의회에 신임 투표를 자청한 것은 이념투쟁에 따른 학내 분규가 극심했을 때인 1968년 이래 3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유는 학내 분규 탓이 아니라 내년 4월 도쿄대를 비롯한 일본의 국립대학이 각기 독립 법인으로 출범하는 데 따른 것. 그는 “국립대학이 법인화되는 것을 전제로 총장에 취임했던 것은 아니다”며 중간평가를 요구했다. 그는 투표를 통해 재신임되면 ‘냉정한 현실주의’에 입각해 학내 조직을 대폭 바꾸겠다며 적극적인 대학 개혁 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국립대가 독립법인이 되면 대학이 자율적으로 국가 지원 운영교부금을 집행할 수 있는 등 총장의 권한이 대폭 강화된다. 도쿄대 총장의 경우 연간 2000억엔(약 2조원) 규모의 자금 운용권을 쥐게 돼 어지간한 대기업 총수 뺨치는 자리라는 말도 있다.

가만있어도 이처럼 ‘막강한 총장’ 지위를 얻게 되는 사사키 총장이 굳이 중간평가를 자청함에 따라 도쿄대 평의회는 24일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사사키 총장은 법학과 정치학 분야 연구자로서 명성이 높을 뿐 아니라 취임 후 업무수행 능력도 높이 평가받고 있어 재신임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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