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학前 충전” 美 ‘高卒 1년휴학’ 확산

  • 입력 2003년 7월 3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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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졸업 후 대학 입학 전까지 1년 동안 휴학하면서 관심분야에 몰두하는 미국 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AP통신이 2일 보도했다.

고교 졸업과 대학 진학 사이의 이런 휴학기간은 원래 영국에서 관행화된 것으로 ‘gap year(틈새 해)’라고 부른다. 영국의 윌리엄 왕세손이 3년 전 이런 ‘틈새 해’를 보냈고 동생인 해리 왕자는 이달 초에 시작했다. 이런 전통이 미국 학생들에게도 퍼지고 있는 것.

올해 고교를 졸업하고 명문 브라운대 입학을 1년 연기한 퍼린 아일랜드라는 학생은 그 기간에 호놀룰루에서 돌고래 연구 프로젝트를 돕고 남미에서 스페인어 연수를 한 후 그리스 에게해에서 미술과 글짓기를 공부할 계획이다.

미국의 많은 대학들이 아일랜드 등 학생들의 입학연기를 흔쾌히 받아들이고 있을 뿐 아니라 하버드대 등 일부는 1년 휴학을 정서적 또는 지적으로 성숙하게 하는 기간으로 권장하고 있다고 이 통신은 보도했다.

경험자들은 “대학 생활을 늦춘 데서 오는 이익은 결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이라며 “자신감이 생겨 학문에 더 전념할 수도 있고 스스로를 제어할 수 있게 됐다”며 대체로 만족스러워한다. 1년 휴학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하는 사설상담소 ‘Taking Off(건너뛰기)’의 소장인 게일 리어든은 “휴학기간은 성숙과 자기성찰과 독립심을 키워줘 외부세계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준다”고 말했다. 물론 경제력이 있는 중산층과 상류층 자녀여야 가능한 일이다. ‘틈새 해’에는 전공에 관련된 관심분야를 공부해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과 연결시킬 것을 전문가들은 권한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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