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核 군사대응도 가능”

  • 입력 2003년 6월 20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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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다음은 이란인가.

미국이 북한에 앞서 이란 핵개발 문제를 최우선 정책과제로 삼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이라크 전쟁에 이어 미국의 이란 공격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는 외신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미, "군사적 수단도 사용할 수 있다"=존 볼튼 미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은 20일 "미국은 이란 핵개발 프로그램에 대응해 군사행동을 취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볼튼 차관은 이날 영국 B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군사행동은 최후의 방편이지만 이란이 핵무기 능력을 개발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도 19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전날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이란 핵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공개 경고한 것을 군사공격 가능성의 전조로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통신은 미국 내 일부 강경파들이 이란 핵 시설에 대해 군사적으로 타격을 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북핵에 앞서 이란핵 문제를 우선 다루게 된 데는 이스라엘의 입김이 컸다고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 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이란 핵무기의 우선 공격 목표가 될 가능성이 있으며 팔레스타인 강경 투쟁단체인 하마스를 이란이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미국의 이란 내부 흔들기=핵개발 중단 압력 외에도 미국은 20일로 10일째를 맞은 반정부 시위를 공개적으로 지지, 이란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19일 "미국은 자유를 위해 소리치는 용기 있는 이들 편에 서 있다"고 말했다.

반정부 시위는 신정(神政)정치 중단을 요구하는 이란 대학생들과 개혁세력에 의해 10일부터 번지기 시작, 모하마드 하타미 정권을 곤경으로 몰아넣고 있다.

미국과의 긴장이 고조되자 이란 내부에서도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0일 전했다. 테헤란대학 정치학과의 사데크 지바칼람 교수는 "부시 행정부에는 (이란을) 외부에서 공격할 것이냐, 내부로부터 파괴할 것이냐의 선택만 남아 있다"고 우려했다.

▽이란, "핵개발은 합법적 권리"=하미드 레자 아세피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0일 IRNA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정치적 압력에 굴복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이란은 핵기술을 평화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합법적 권리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20일 하타미 이란 대통령이 최근 자신에게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할 계획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파리 런던 로마 베른 등 유럽 주요도시에서는 이란 반체제 단체인 '인민 무자헤딘' 거점에 대한 프랑스 당국의 단속에 항의하기 위해 17일부터 이날까지 모두 9명이 분신을 기도, 숨지거나 중화상을 입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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