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불황에 뉴욕필도 SOS…교향악단들 체불-해산 속출

  • 입력 2003년 5월 15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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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케스트라들이 이번 시즌 들어 심각한 재정난으로 파행을 겪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 인터넷판이 14일 전했다.

지난해 11월 123년 역사의 새너제이 심포니가 활동을 중단한 것을 비롯해 파산이나 파업 등 진통을 겪은 오케스트라는 현재 10개가 넘는다. 2월 조지아주 서배너 심포니는 빚이 130만달러에 이르러 단원들에게 월급을 지급할 수 없게 되면서 시즌의 나머지 일정을 취소했다. 콜로라도스프링스 심포니는 3월 해산을 선언했다.

유명한 오케스트라들도 사정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뉴욕필도 최근 후원자들에게 비상 기부금을 요청했다. 피츠버그 심포니 운영진은 200만달러의 빚을 청산하기 위해 콘서트홀 매각을 제안했고 올여름 노사 교섭은 난항이 전망됐다. 휴스턴 심포니 단원들은 3월9일부터 3주간 90년 역사상 처음으로 완전 파업을 단행했다. 평균 7.4%에 이르는 임금 삭감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

오케스트라 재정난의 가장 큰 이유는 모든 산업부문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국의 장기 불황이다. 일부에서는 많은 미국인이 클래식음악의 본거지 유럽과 문화적 연관이 없는 데서 그 원인을 찾기도 한다. 대학 교육이 취업 준비 과정이 되면서 학생들이 순수예술을 제대로 접할 기회가 없어졌다는 주장도 있다.

오케스트라 자체의 문제로는 변화에 적응하려는 노력 없이 과거의 사고방식에만 젖어 있는 내부 문화도 지적된다. 휴스턴 심포니 사태의 중재를 맡았던 부동산 개발업자 에드 울프는 “생각이 폭넓고 창의적인 사람들을 도시로 유인하려면 일자리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오케스트라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오케스트라도 창의력을 발휘해 지역 사회로 더 깊이 들어가서 새로운 관객을 만들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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