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티베트-서부지역 외국인 여행금지”…베이징 사스감염 1636명

  • 입력 2003년 5월 2일 19시 08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1일 중국의 정치 심장부인 베이징(北京) 중난하이(中南海)까지 침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후진타오(胡錦濤)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사스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당국은 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외국인들의 티베트 및 중국 서부 지역 여행을 5월 말까지 금지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2일 보도했다.

이날 중국과 홍콩, 대만 등에서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 전 세계 사스 사망자는 418명에 달했으며 감염자는 6000명을 넘어섰다.

중국에서는 이날 11명이 추가로 숨지고 신규 감염자 176명이 발생해 총 사망자는 181명, 감염자는 3799명으로 늘어났다. 사스가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는 베이징은 전체 사망자가 91명, 감염자는 1636명으로 늘어 중국 내 최대 피해지역으로 떠올랐다.

베이징의 주민 격리지역도 종전 4개 지역에서 6개 지역으로 늘었으며 격리 주민 수도 1만2706명으로 급증했다. 건설 공사장도 2곳이 폐쇄됐다.

시 당국은 사스 환자가 끝없이 늘어나자 각종 훈련센터, 여관, 휴가지 빌라촌, 요양원 등을 사스 환자 수용 및 치료 시설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긴급 지시했다.

또 기차역, 공항, 버스터미널 등에서 베이징을 드나드는 모든 승객의 체온과 심폐 검사 등을 실시토록 했다. 사스 감염을 막기 위해 베이징의 상수원인 미윈(密雲)저수지의 진출입을 통제한 데 이어 화이러우(懷柔)저수지도 봉쇄했다.

베이징 교외 샤오탕산(小湯山)의 사스 전용병원에 1일 165명의 환자가 처음 수용되면서 인근 마을 주민들은 마을 입구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외부인의 진출입을 차단하는 등 극도의 공포감에 휩싸여 있다.

중국의 사스 확산세가 멈추지 않자 후진타오 주석은 톈진(天津)시를 시찰한 자리에서 “사스는 포연 없는 전쟁이며 전 국가와 사회가 총동원돼야 할 인민전쟁”이라고 선언했다.

홍콩에서는 병원에서 퇴원한 사스 환자 16명이 재발 증세를 보이고 중학교 이상 수업 재개 조치 이후 사스 유사감염 증세를 보이는 학생들도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초등학교와 유치원은 당분간 휴교키로 했다.

홍콩 위생서는 2일 현재 사스 감염자는 1611명이고 이 중 170명이 숨져 사망률이 10%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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