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처량한 66세 생일…"자살폭탄조끼 입었다는…"

  • 입력 2003년 4월 28일 18시 10분


‘생일 케이크 대신 자살폭탄 조끼.’

28일 66세 생일을 맞은 후세인의 처지다. 오랜 망명 기간 동안 반(反) 후세인 활동을 해온 아흐마드 찰라비 이라크국민회의(INC) 지도자는 사담 후세인이 정권 붕괴 8일 전인 이달 1일 이라크 정보국에 폭탄 조끼를 요청했다는 사실을 전(前) 정보요원들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27일 밝혔다. 자살 테러범들이 착용하는 폭탄 조끼를 입수해 정보요원들로부터 사용 방법을 훈련받았다는 것.

찰라비씨는 후세인이 자신을 체포하려는 사람들과 함께 자폭하기로 결심한다면 충분히 그럴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후세인과 두 아들이 아직 살아있으며 이들 부자가 국내에서 도피 중이지만 함께 있지는 않다는 정보도 입수했다고 말했다.

한편 후세인은 걸프전이 끝난 91년부터 자기 생일을 국경일로 정해 카퍼레이드와 불꽃놀이 등 각종 축하행사에 온 국민을 강제 동원했으나 올해는 썰렁하기만 하다고 외신이 전했다.

그러나 후세인의 고향인 티크리트에서는 ‘시대를 모르는 모습이 몇몇 보였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27일 몇 군데 골목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역겹게 그린 그림과 함께 “생일 축하합니다. 사담 후세인” “후세인 우리는 당신을 사랑해요”라는 조악한 벽보가 붙어 있었다는 것이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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