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亞주둔 미군 사스 경계령 발령

  • 입력 2003년 4월 8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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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감염자와 피해 지역이 계속 확산되는 가운데 미 국방부는 7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주둔 미군에 대한 보건 경계령을 발령했다.

중국 싱가포르 캐나다 홍콩 등에서 추가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이날까지 총 101명이 사스로 인해 숨졌다. 감염자 수도 중국 약 1300명, 홍콩 약 880명 등 20여개국에서 총 2800명을 넘어섰다.

당초 5개 아파트 단지에서 환자가 발생했던 홍콩 툰문(屯門) 지역에서는 1주일 만에 감염 단지가 14개로 늘었다. 중국에서도 사스 진원지인 광둥(廣東)성 외에 베이징(北京) 산시(山西) 광시좡족(廣西壯族)자치구 후난(湖南) 쓰촨(四川) 상하이(上海) 등 7개 지역으로 발생 지역이 늘었다.

미군 당국은 아시아 주둔 미군들에게 중국과 홍콩 여행을 금지하고 싱가포르와 대만, 베트남에서는 사람이 많이 모인 지역이나 사스에 감염된 사람과 접촉을 피하도록 지시했다.

주한 미군 당국은 한국에서의 발병 가능성에 대비해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립보건연구원 산하 국립알레르기 전염병 연구소(NIAID)는 7일 사스 예방 백신과 치료법 개발에 착수했다. 리리밍(李立明)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소장은 7일 “사스에는 항생제 등의 일반적인 약이 효과가 없었다”며 “증상이 나아진 사람들은 대부분 자연 치유된 경우”라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전지대로 여겨지고 있는 베이징과 상하이 시민들조차 위생 당국의 공식 발표를 믿지 않는 분위기이고 교민을 포함한 외국인들의 귀국 사례도 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베이징의 경우 19명이 사스에 감염돼 4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으나 실제 감염자는 60명에 이르며 최소한 15명이 군병원에서 숨졌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는 소문이 끊임없이 나돌고 있다.

상하이에서는 상하이미국학교가 3일부터 이틀간 휴교한 데 이어 싱가포르국제학교와 루터파 교회가 운영하는 콘코디아국제학교가 4일부터 13일까지, 상하이한국학교가 7일부터 이틀간 휴교키로 했다. 베이징에서도 처음으로 프랑스국제학교가 8일부터 열흘간 휴교한다.

베이징어언대학에서 중국어 연수중인 장선영씨(28·여)는 “부모님이 아무래도 마음이 안놓였는지 사스가 진정될 때까지 한국에 와 있으라고 해서 9일 귀국한다”고 말했다.

상하이의 이효수 KOTRA 중국본부장은 “시장개척단이나 바이어들이 중국 방문 계획을 모두 취소해 중국관련 상담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걱정했다.

주중 한국대사관의 전은숙(田銀淑) 식약관은 “한국인 가운데 사스 감염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그러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한국인회, 한국상회, 유학생회와 함께 비상대책반을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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