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군, 보급품 확보 전쟁]보급로 300㎞…트럭으로 14시간

  • 입력 2003년 3월 30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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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내륙 깊숙이 들어간 미영 지상군에 보급품은 매일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가.

미 국방부는 “이상 없다”고 주장하지만 미영 연합군의 종군기자들은 “병참지원에 문제가 있다. 하루 한끼 먹는 경우도 있다”고 전한다. 미군의 병참지원은 어떻게 이뤄지며 현재 난점은 무엇일까.

▽길고 짐이 많은 보급로=현재 쿠웨이트의 미군 병참본부로부터 이라크 중부 나자프 인근까지 진격한 미 보병 제3기계화사단 주력군까지 떨어진 거리는 290∼320㎞다. 미군 병참 트럭이 여기까지 보급품을 전달하는 데는 쉬지 않고 평균 14시간 달려야 한다. 왕복 3, 4일 걸린다.

연합군의 보급품은 쿠웨이트 남쪽 슈아이바 항구에서 하역된 것들. 미군 병참본부는 특송회사인 페덱스의 분류 방식을 도입했다. 보급품의 바코드를 읽어 재빨리 식량 탄약 등으로 분류, 인근 아리프잔 보급기지에 저장한다. 여기 지하 저장고에는 3400만L의 디젤유가 비축돼 있다.

아리프잔 보급기지에서 출발하는 차량은 10t 적재용 헴트, 5t 적재용 M-939A2 일반 트럭, 2t 적재용 험비 등이다. BBC는 5t 적재용 일반 트럭의 경우 1만대가 쿠웨이트에 와 있다고 전했다. 이들 트럭은 아리프잔에서 10∼80대가 1개 대오를 이뤄 출발한다. 막대한 보급품이 필요해 트럭들은 쉴 새 없이 출발한다.

나자프 인근까지 진격한 미 보병 제3기계화사단의 경우 하루 최대 200만L의 디젤유가 필요하다. 하루 최대 100만L의 물도 필요하다. 보급품이 없으면 430만달러(약 51억원)짜리 에이브럼스 탱크나 1400만달러(약 170억원)짜리 아파치 헬기가 무용지물이 된다. 에이브럼스 탱크가 최고 시속 60㎞로 달리면 시간당 200L의 연료가 든다. 300m에 1L꼴이다. 아파치 헬기의 경우 최고 시속 279㎞로 비행하면 시간당 400L의 연료가 든다. 에이브럼스 탱크보다 가벼워 700m에 1L가 소모되는 셈이다.

▽관건은 보급로 확보=미군은 이라크 남부로부터 내륙까지 전략요충인 움카스르-바스라-나시리야-나자프를 차례차례 점령해 이들을 잇는 보급로를 완전 장악하고자 했다. 움카스르는 항구이며 바스라의 경우 국제공항이 있고 나시리야는 바스라와 철도로 연결돼 있다. 연합군은 25일 움카스르 장악에 성공했으나 나머지는 그러지 못하다. 이들 전략요충지를 그대로 둘 경우 이라크가 게릴라 전술로 끊임없이 미 보급선을 끊으려 들 것이므로 미군은 이들의 장악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편 미군은 나시리야 인근의 이라크 공군기지를 장악해 활주로를 보수해 왔으며 29일 첫 수송기가 도착했다. 쿠웨이트 국경에서 바그다드까지는 595㎞ 떨어져 있다. 바그다드 포위전이 벌어질 경우 육로로는 91년 걸프전 당시보다 3배나 긴 보급선이 형성되는 셈이다. 하지만 수송기의 경우 80t 안팎의 물량을 한번에 실어 나를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활주로 개통은 미군의 보급 상황을 적쟎게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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