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미외무장관회담…북핵 집중 협의

  • 입력 2003년 3월 28일 15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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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관(尹永寬) 외교통상부 장관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29일 오전 1시45분부터(이하 한국 시간) 워싱턴에서 노무현(盧武鉉) 정부 출범후 첫 양국 외무장관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 조기 해결 방안 및 한미동맹 재조정 문제 등을 집중 협의한다.

한미 양국은 이미 실무적으로는 북핵 문제를 풀기위한 복수의 방안을 조율해왔으며, 대체적인 다자틀 운영방안에 대해서는 윤곽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다자틀 내의 북-미 양자회담을 어떻게 구체화할지, 다시 말해 북한을 대화에 참여시키기 위한 방안을 집중 협의할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는 28일 회담에 앞서 "북핵해결을 위한 대화가 조속히 개시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한미 양국의 인식이 일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이 이처럼 북핵 해결을 위한 조기 회담 개최로 방향을 정리한 것은 그동안 북-미 양자회담만을 고집해온 북한이 태도변화의 조짐을 보였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지난 26일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우리는 북한이 기존 입장을 일부 완화하고 있다는 징후를 포착했다"고 말해 북한의 다자회담 수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우리가 북한 입장 변화가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지는 않다"며 "그러나 북한이 여러나라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까 (양자 회담에 대해) '다른' 얘기를 한 경우도 있었다"고 이같은 '가능성' 만큼은 인정했다. 정부는 다만 현재로서는 북한의 입장을 섣불리 예단하기보다는 남북 및 미일중러 등 주변 4강이 참여하는 '2+4' 협의체 등 다자틀 운영방안을 가다듬는 가운데 북한의 태도변화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번 회담에서는 한미동맹 강화와 5월로 예상되는 노 대통령의 방미 및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사전 준비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윤 장관은 워싱턴 도착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미동맹 50주년을 맞아 제기된 새로운 환경변화에 따라 동맹관계를 새롭게 조정할 것"이라며 "한미동맹은 미국의 세계전략 차원의 전력 재편보다는 한국적 상황에 맞춰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날 외무장관 회담을 마친뒤 콘돌리자 라이스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 딕 체니 부통령, 제임스 릴리 전 주한대사 등을 만나 대 이라크 전쟁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지지 입장을 설명하는 등 양국간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윤 장관은 이어 29일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면담한 뒤 다음 목적지인 도쿄(東京)로 출발한다.

워싱턴=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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