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슬라비아 연방 해체…새 국가연합 창설하기로

  • 입력 2003년 2월 5일 18시 26분


‘유고슬라비아’가 70여년 만에 세계 지도에서 사라졌다.

유고슬라비아 연방 의회는 4일 몬테네그로와 세르비아로 구성된 ‘신(新)유고연방’을 해체하고 느슨한 형태의 ‘세르비아-몬테네그로 국가연합’을 창설하는 내용의 헌장을 채택했다. 그러나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는 3년 후 완전독립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어서 두 나라는 일시적인 국가연합을 거쳐 결별할 것이 확실해졌다.

세르비아-몬테네그로 국가연합은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 수도를 두고 합동행정기구를 통해 외교와 국방만 공동으로 담당한다. 유엔 등 국제 기구에서는 한 의석을 가지며 유고연방의 권리와 책임도 인계한다. 이번 유고연방 해체는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의 강력한 개입으로 결정됐다. 국제사회는 1990년대부터 계속된 내전으로 ‘발칸의 화약고’로 불린 이 지역의 갈등을 종식시키기를 원해 왔다.

1929년 유고슬라비아 왕국으로 시작해 2차대전 후 티토의 주도로 6개 공화국을 묶어 결성된 유고연방은 한때 동유럽 사회주의국가들 중 가장 안정되고 발전한 나라로 꼽히기도 했다. 많은 개도국들은 유고를 발전 모델로 삼기도 했다. 그러나 강력한 독재자 티토가 사망하고 1980년대 말 사회주의권 붕괴로 민족주의가 대두하면서 내전에 휩싸였다.

1991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마케도니아가 차례로 독립한 후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만이 남아 신유고연방을 결성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세르비아 내 코소보 자치주에서 세르비아계에 의한 무자비한 ‘인종청소’로 유혈사태가 확산되자 다국적군이 개입했으며 1999년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세르비아를 폭격하기까지 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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