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브로드웨이 인물들 풍자한 美 '삽화王'허시필드 별세

  • 입력 2003년 1월 21일 18시 53분


코멘트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의 전설적인 인물 풍자가인 앨 허시필드가 20일(현지시간) 99세를 일기로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사망했다.

USA 투데이 등 외신은 그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공교롭게도 그가 1920년대 말부터 풍자 인물화를 그려온 뉴욕 타임스가 ‘100세 넘게 장수하는 법’을 특집기사로 게재한 날 숨졌다”고 애석해했다.

찰리 채플린, 아서 밀러, 조지 거슈윈, 캐서린 헵번, 제이 리노 등 미 대중문화계의 유명인사들을 줄곧 작품의 대상으로 삼았던 그는 대중들보다 앞서 이들의 외면적 특징을 절묘하게 포착, 잉크와 펜만을 사용한 독특한 양식으로 표현해 왔다. 이 때문에 그의 풍자화는 풍자하려고 했던 인물보다 더 유명해져 회고전이 열리기도 했다. 심지어 뉴욕타임스 전 편집자이자 친구인 아서 겔브는 “그가 그리지 않았다면 아직 성공하지 않은 연예인”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사망할 때까지 뉴욕타임스의 예술섹션에 풍자화를 그렸으며 항상 맨해튼 내 5층 건물 다락방에서 1954년 사들인 이발소의자에 앉아 작업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고인은 2001년 12월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그리고 있는 것이 과거 어느 때 그렸던 것보다 항상 으뜸이다. 나는 오직 현재에만 관심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1975년 명예 토니상을 받았다.

그의 일대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화선(畵線)의 왕(The Line King)’은 1996년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다.

그의 탄생 100주년 기념일인 6월23일엔 브로드웨이 45번가 서쪽에 위치한 마틴 벡 영화관이 ‘허시필드’로 개명될 예정이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허시필드의 1984년 작품. 섹스심벌로 한창 주가를 올리던 버트 레이널즈(왼쪽)와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희화화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