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佛-濠 “이라크 공격 연기” 요구

  • 입력 2003년 1월 12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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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지도자들이 1월 말∼2월 초로 관측돼 온 이라크 공격 결정을 연기해 줄 것을 미국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2일 전했다. 유엔 무기사찰단은 27일 전쟁 여부를 가름할 사찰 보고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할 예정이지만 이들 지도자는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안보 대표와 장 피에르 라파랭 프랑스 총리는 10일 각각 가진 기자회견에서 “‘명확한 물증’이 나오기 전에는 전쟁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맹방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도 9일 내각회의에서 “27일이 최종 시한은 아니며 사찰단에 시간이 더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1일에는 미국이 중동평화 노력을 배가하지 않을 경우 이라크 공격은 위험한 수준의 반미(反美) 감정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존 하워드 호주 총리도 10일 사찰단의 임무가 마무리된 후에나 군사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또 “유엔 무기사찰단이 이라크 곳곳을 거의 아무런 장애 없이 사찰하고 있는 점도 미국의 공격 명분을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미군에 주둔지를 제공해 줘야 할 터키가 비협조적이라는 점도 미국이 극복해야 할 장애라는 것.

뉴욕 타임스는 11일 이슬람 교도들의 메카 순례인 ‘하지’가 2월 중순 절정에 달한다는 점이 이라크 조기 공격에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군 관계자들은 전투 병력이 1월 말까지 걸프지역에 도착할 수는 있으나 낯선 사막에 배치되기 전 준비기간을 필요로 하므로 2월 중순 이전의 공격은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10일 걸프지역에 이미 파병된 6만명의 미군 이외에 모두 6만2000명의 병력을 추가 배치하도록 명령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전했다. 이 신문은 걸프지역 미군이 늦어도 2월 말까지 공격 준비를 갖출 것이며 규모도 15만명을 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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