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년간 백악관 취재한 새라 매클렌든 기자 사망

  • 입력 2003년 1월 9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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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새라 매클렌든 기자가 닉슨 대통령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1975년 새라 매클렌든 기자가 닉슨 대통령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백악관의 최고령 출입기자였던 새라 매클렌든(여)이 7일 사망했다. 향년 92세.

워싱턴 재향군인 보훈병원 관계자는 “매클렌든씨가 지난해 크리스마스 전 상태가 악화돼 입원했다”고 밝혔으나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매클렌든씨는 지난 56년동안 백악관을 출입하면서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에서부터 조지 W 부시 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10여명의 대통령이 바뀌는 것을 지켜봤으며 대통령에게 질문할 때 크게 고함치는 목소리를 내기로 유명했다.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휠체어에 앉은 채 대통령에게 질문하는 모습이 더러 목격되기도 했다.

그는 1996년 출간한 ‘대통령님, 대통령님’이라는 책에서 “민간 기자는 내가 스스로 택한 임무”라면서 “그것은 조국과 국민과 공공의 이익에 봉사하는 최선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매클렌든씨와 함께 수 십년간 백악관을 출입했던 칼럼니스트 헬렌 토머스는 “매클렌든씨는 겁이 없고 끈기 있게, 질문해야 할 것만을 질문했다”며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그의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받고 이마에 핏발이 서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1931년 타일러 쿠리어 타임스와 타일러 모닝 텔레그래프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한 그는 1944년 필라델피아 데일리 뉴스의 워싱턴 지국으로 옮겼으며 2년 뒤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매클렌든 뉴스서비스’라는 격주 발행 뉴스 레터사를 설립했다. 그의 라디오 논평은 한때 전국 1200개 라디오 방송국이 이용하기도 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우리는 기자회견을 할 때 존경과 두려움으로 그를 초대했다. 왜냐하면 그가 무슨 말을 할지 몰랐기 때문”이라면서 “그의 정신을 찬양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1977년에는 ‘나의 여덟 대통령들’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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