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 공격, 유가급등하면 사우디 증산"

  • 입력 2003년 1월 3일 13시 43분


미국의 이라크 공격으로 유가가 급등하면 사우디 아라비아가 원유 증산을 약속하는 특별성명을 발표할 전망이라고 일본 마이니치(每日) 신문이 3일 미국과 일본의 정부 당국자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라크 공격시 유가가 급등하면 세계 경제에 큰 혼란이 생길 것을 우려한 미국이 사우디 아라비아와 비밀 협상 끝에 이같은 증산 약속을 얻어낸 것 같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또 관련 소식통에 따르면 증산 성명은 이라크를 제외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전체 이름으로 발표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유가 전문가 가운데 일부는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유가가 일시적으로 현재의 2∼3배로 뛸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한편 AP통신은 이라크전 위기와 베네수엘라 총파업 영향으로 유가가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OPEC가 이달중 산유량을 하루 50만배럴 이상 늘릴 것 같다고 2일 전했다. OPEC 3위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는 평상시 하루 200만배럴의 원유를 수출했으나 총파업이 시작된 후 수출량이 10%에도 못미치는 상황이다.

익명의 OPEC 소식통은 "이달 중순경 회원국 간에 전화 협의로 증산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면서 "하루 50만배럴 증산으로 충분치 않으면 추가 증산도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OPEC는 역내 7곳에서 생산되는 유가를 종합해 산정되는 '바스켓 유가'가 20일 이상 배럴당 28달러를 넘으면 하루 50만배럴을 증산하고, 10일 이상 22달러를 밑돌면 같은 분량을 감산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가격 밴드제를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OPEC는 지금까지 가격 밴드제를 공식 발동한 적이 없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