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로루시 前주일대사 美망명설

  • 입력 2002년 12월 2일 18시 01분


벨로루시의 주일본 대사로 근무하면서 본국 대통령을 자주 비판해오다 최근 해임된 피오트르 크라후첸코가 11월 30일 도쿄에서 실종됐다고 일본 외무성이 1일 발표했다.

아사히신문은 그간 귀환 명령을 거부해 온 크라후첸코 전 대사가 지난달 30일 밤 미국 대사관을 방문한 뒤로 소식이 끊겨 미국에 망명을 요청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2일 보도했다. 미국 대사관측은 이에 대해 2일 현재 아무런 논평도 하지 않고 있다.

벨로루시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독재정치를 줄곧 비판해 온 크라후첸코 전 대사는 지난달 19일 해임돼 귀환 명령을 받았으나 귀국을 거부해 왔다. AP통신은 벨로루시의 외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크라후첸코 전 대사가 대사관 사무실 열쇠와 장부 등 주요 서류를 갖고 사라졌다고 이날 전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인 1990년부터 1994년까지 외무부장관을 지낸 그는 94년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며 루카셴코 대통령에 의해 1998년 주일본 대사로 임명됐다.

한편 미 정부는 벨로루시의 루카셴코 대통령과 7명의 장관에 대해 인권유린을 이유로 지난주 미국 여행을 금지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 중 14개국도 여행금지 조치를 내렸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