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反자민 통합야당’ 출범할까

  • 입력 2002년 12월 1일 18시 15분


일본 제1야당인 민주당이 자유당 사민당까지 포함하는 야권통합을 추진함에 따라 일본 정계개편에 시동이 걸렸다.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幸夫) 대표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자유당 당수는 29일 밤 회동, 야권 통합 구상에 기본 합의했다.

이어 30일 하토야마 대표는 한 강연회에서 “민주당이 중심이 되어 야당결집을 추진하겠다”며 “신당 대표는 오자와 당수가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오자와 당수도 “야당이 분열돼선 안 된다. 하토야마 대표에게 어떤 협력도 아끼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이들은 내년 6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거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분열된 야권을 정비해 ‘반(反)자민 통합신당’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자민당을 비롯한 연립여당 내부에서도 고이즈미 총리의 개혁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어 야권통합을 통해 유권자들의 지지를 회복하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야당 사이의 이념과 노선이 크게 다른 데다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반대가 많아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하토야마 대표는 9월 민주당 대표선거에서 3선에 성공한 이후 논공행상식 당내 인사와 10월 재·보선에서의 패배 등 잇단 악재로 당내 소장파 의원들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그가 불명예 퇴진을 피하기 위해 정치생명을 걸고 야당과의 통합을 추진 중이라는 분석도 많다.

간 나오토(菅直人) 전 민주당 간사장 등은 “하토야마 대표가 우선 사퇴한 후 새로운 집행부가 야당통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민주당 내부의 진보세력이 보수정당인 자유당과의 합당 자체에 반대하고 있는가 하면 사민당에서도 각당의 이념을 무시한 채 당대당 통합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중의원 의석수는 △민주당 125석 △자유당 22석 △사민당 18석으로 3당이 통합할 경우 165석으로 전체의석(480석)의 34%를 차지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상당수 의원들이 이탈해 정계개편의 파장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들이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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