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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0월 25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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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주석은 직접 지은 한시가 지난해 중국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기도 하는 등 문학적 소양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평소 고전을 인용해 정치 현안과 관련한 자신의 심중을 드러내왔다.
25일 홍콩 언론에 따르면 장 주석은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만찬사를 읽던 도중 당초 원고에는 없던 이백(李白)의 시 ‘아침 일찍 백제성을 떠나며(早發白帝城)’의 한 구절을 읊었다.
그가 읊은 대목은 ‘양쪽 해안가에는 원숭이 울음소리 그치지 않는데 일엽편주는 이미 첩첩산중을 지나고 있구나(兩岸猿聲啼不住, 扁舟已過萬重山)’라는 구절.
관측통들은 그동안의 긴장 국면과 고비를 넘기고 미중 관계가 긍정적으로 진전되고 있다는 홀가분한 심정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라크, 대만, 북한 핵문제 등 산적한 현안이 있지만 양국의 관계 개선이 결국은 양국만이 아니라 세계 평화에 이바지한다는 점을 부시 전 대통령에게 강조하려 했다는 것.
일부에서는 장 주석이 다음달 8일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제16기 전국대표대회(16대)를 앞두고 지도부를 개편한 뒤 홀가분한 심정을 나타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장 주석은 이날 통역자가 시를 영어로 옮기는 데 쩔쩔매자 2번이나 직접 고쳐 주기도 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