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북한만 봐주냐" 볼멘 소리

  • 입력 2002년 10월 22일 23시 19분


이라크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대변인인 타리크 아지즈 부총리는 미국의 대(對)이라크 강경책에 대해 “미국은 비밀스러운 무기 개발을 막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석유와 이스라엘’ 때문”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아지즈 부총리는 21일 “미국은 북한이 스스로 핵을 개발한다고 인정했는데도 강한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다”며 “그 이유는 북한에는 석유와 이스라엘이라는 두 가지 이슈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는 생화학무기를 개발하고 있지 않으며 유엔의 핵사찰에도 응할 준비가 돼있다”며 “왜 북한에 대해서는 이라크 수준의 사찰을 요구하지 않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아지즈 부총리는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에 대한 사찰을 주장하는 목적은 숨겨진 무기개발 프로그램을 찾는 것이 아니며 이는 전쟁을 일으켜 후세인 정권의 교체를 이끌어내는 데 활용하려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구실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아지즈 부총리는 “사찰에는 응하겠지만 이라크 과학자들을 국외로 데려가 조사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라크 과학자들이 정권의 압력으로 ‘두루뭉실한’ 증언만을 할 것을 우려해 국외에서 조사할 것을 요구해 왔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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