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으로 여객기 격추할 수 있다"

  • 입력 2002년 9월 12일 16시 37분


“노트북 컴퓨터 하나로 대형 여객기를 추락시킬 수 있다.”

9·11 테러 이후 항공 안전검색이 특히 강화됐으나 아직도 치명적인 구멍이 뚫려 있다고 영국에서 발간되는 과학 주간지 뉴사이언티스트 최신호가 보도했다.

기본적인 전자 상식이 있는 테러리스트라면 기내에 반입할 수 있는 노트북 컴퓨터의 회로를 변경, 항공기의 유도 시스템을 결정적으로 교란할 수 있는 전자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것. 이 같은 전자 신호 발생은 라디오 녹음기 CD플레이어 개인휴대단말기(PDA) 등으로도 가능하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미국의 전자 전문가 체트 위버는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회로를 변경시킨 전자기기가 항공기 이착륙시 치명적인 살상 무기로 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위버씨는 특히 항공기의 하강 각도를 계산하고 조종사의 연착륙을 돕는 하강 유도 시스템을 교란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전자 무기’는 공항 검색대도 무사히 통과할 수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전자 전문가라도 검색대를 통과하는 수많은 전자기기 가운데 회로가 바뀐 것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다는 것.

휴대전화나 노트북 컴퓨터가 낮은 수준의 방해 전파를 내는 것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 왔다. 여객기 이착륙시 전자기기를 꺼달라고 기내 방송을 해온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항공사도 비행 도중 기내 방해 전파를 모니터하지는 않는다고 위버씨는 말했다. 1996년 미 연방항공 당국이 연구기관에 용역을 의뢰, 기내 방해전파의 진원을 찾아내는 실험에 성공했으나 항공사의 상업주의와 노트북 컴퓨터 제조업체의 로비로 흐지부지됐다고 그는 주장했다.

위버씨의 결론은 하나. ‘당분간 어떤 전자기기도 여객기 내에 반입돼서는 안 된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