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에어프랑스 민영화” 전격발표

  • 입력 2002년 7월 30일 18시 37분


프랑스 정부는 29일 국적 항공사인 ‘에어 프랑스(Air France)’의 과반 지분을 포기, 민영화하기로 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경제재무부 대변인은 이날 “현재 54.4%인 정부 지분을 20%까지 떨어뜨릴 것”이라고 밝혔다.

에어 프랑스 민영화는 5, 6월 대선과 총선을 통해 집권한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중도우파 정부가 취하는 첫 민영화 조치. 국가 기간 부문을 국영기업으로 운영해온 프랑스에서 국적 항공사의 민영화 조치는 시라크 정권의 우파적 색채를 본격적으로 드러낸 것.

다른 국영기업 민영화 작업도 급류를 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리오넬 조스팽 총리의 좌파 내각은 국영기업의 정부 소유 지분을 줄이면서도 과반 지분은 포기하지 않으려 했었다.

이달 초 장 피에르 라파랭 총리는 주요정책 기조연설을 통해 “국영기업 민영화는 의회 회기가 본격화한 후에 그림이 나타날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그럼에도 프랑스 바캉스 시즌이 시작된 직후 에어 프랑스 민영화를 발표한 것은 재정 압박 우려와 함께 노조의 반발 등을 의식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회안전비용의 지출을 늘리는 대신 감세를 한다는 시라크 대통령의 공약은 프랑스 내에서 심각한 재정 적자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국영기업 민영화를 통해 재정수입을 늘리겠다는 것이 시라크 정부의 계산이다.

시라크 정부가 민영화 첫 기업으로 에어 프랑스를 택한 것은 에어 프랑스가 비교적 우량기업으로 노조의 저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에어 프랑스는 지난해 9·11테러 이후 순익이 크게 감소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경상 흑자를 기록했다. 에어 프랑스는 대한항공과 제휴관계에 있는 ‘스카이 팀(Sky Team)’의 일원이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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