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도 회계부정?…주가 한때 5개월만에 최저치 기록

  • 입력 2002년 7월 17일 18시 56분


일본 최대의 전자업체인 소니가 회계부정을 저질렀다는 보도가 17일 도쿄증시에 퍼지면서 이 회사 주가가 큰폭으로 떨어져 올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보도는 최근 미국 기업들의 회계부정으로 미 증시가 연일 폭락하고 있는 데다가 일본 주요 은행들의 회계부정 의혹까지 제기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일본 기업 전체의 회계 신뢰성 문제로까지 번지게 될 가능성도 있다. 홍콩의 유력지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5일 미국 회계전문가의 말을 인용, 소니의 회계 관행에‘잠재적 문제(potential problem)’가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의 금융전문가로 엔론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하워드 실리트(메릴랜드 소재 CFRA사 대표)가 인터뷰에서 “소니가 2001회계연도(2001년 4월∼2002년 3월)에 계열사 매출규모를 회계장부상에 최고 100%이상 부풀려 계상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도쿄증시에서 소니의 주가는 장중 한때 6%가량 급락한 5470엔까지 떨어져 올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오후장 들어 보도의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퍼지면서 하락세가 멈추고 전날보다 240엔(4.14%) 하락한 5560엔에 마감됐다. 이에 앞서 보도 첫날인 15일에는 160엔, 16일에는 80엔 떨어졌다.

이날 증시에서는 이 신문의 보도 이외에도 소니가 충당금을 부풀렸다는 소문과 절세(節稅)를 위해 대차대조표상 항목을 교묘하게 변경했다는 소문 등도 함께 나돌았다.

도쿄증시 관계자들은 “그렇지 않아도 달러 약세-엔고 때문에 증시가 매우 불안정한 가운데 소니 회계부정 소문이라는 악재가 겹쳤다”며 소문 확인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소니 측은 이에 대해 “우리 회계장부 작성과 실적 발표는 미국 일반회계 규정을 철저하게 준수한 것으로 부정회계 사실이 없다. 근거없는 소문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이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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