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紙 “윈저公 왕위포기는 부인 간첩행위 때문”

  • 입력 2002년 6월 30일 18시 29분


윈저공 부부가 히틀러와 만나 악수하는 장면을 찍은 미공개 사진. - 동아일보자료사진
윈저공 부부가 히틀러와 만나 악수하는 장면을 찍은 미공개 사진. - 동아일보자료사진
미국인 이혼녀 월리스 심프슨 부인과의 사랑을 위해 왕위를 버린 것으로 알려진 영국의 윈저 공이 사실은 심프슨 부인이 주영 독일대사와 외도를 하면서 비밀정보를 넘겨주는 등 친 나치 성향을 보였기 때문에 쫓겨난 것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최근 공개된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문서에 따르면 윈저 공이 1936년 왕위를 포기하면서 파리 연락관으로 발령난 것은 실은 심프슨 부인과 함께 강제로 쫓겨났던 것.

영국 정부는 윈저공과의 결혼으로 공작부인이 된 심프슨 부인이 주영 독일대사 조아킴 폰 리벤트로프와 내연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영국과 미국의 사교계에서 얻은 고급 정보를 넘겨주고 있음을 눈치챘던 것. 이에 영국 정부는 윈저 공 부부에게 독일 측과의 접촉에 신중을 기하고 영국민들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라고 거듭 경고했으나 윈저 공은 대부분 술에 취해 있었고 심프슨 부인은 무시했다고 FBI 문서는 설명했다.

심프슨 부인은 프랑스에서도 독일제국의 외무장관으로 승진한 리벤트로프와 정기적으로 연락을 취하며 계속 비밀을 넘겼다. 결국 윈저 공은 다시 바하마 제도로 쫓겨났다. 이는 심프슨 부인이 친 나치 성향을 공개적으로 밝히거나 독일에 계속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막기 위한 영국 정부의 의도였다.

제2차 세계대전 중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 대통령은 FBI로부터 이 같은 첩보를 접하고 윈저 공 부부를 비밀리에 감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FBI 문서에는 이 밖에 “리벤트로프가 36년 영국 주재 당시 심프슨 부인에게 동침한 횟수를 의미하는 17송이의 카네이션을 매일 보냈다”는 증언도 담겨 있다. 또 파리의 한 파티에서 심프슨 부인이 손님들에게 윈저 공은 발기불능이며 여러 여자와 시도를 해봤지만 오직 자신만이 특별한 능력으로 그의 성적 욕구를 만족시켜 줄 수 있었다고 말한 내용도 들어 있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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