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聯-싱가포르 감정싸움

  • 입력 2002년 5월 17일 17시 52분


“고양이의 가죽을 벗기겠다고? 어림없는 소리.”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싱가포르를 고양이에 빗대 “싱가포르의 가죽을 벗기는데 한가지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니다”고 비아냥거리자 싱가포르가 발끈했다.

자야쿠마르 싱가포르 외무장관은 16일 의회에서 “싱가포르 사람들은 피부가 두껍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며 “우리 가죽을 벗기려면 꽤나 힘이 들 것”이라고 응수했다고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자야쿠마르 장관은 “마하티르 총리가 고양이 가죽 벗기기를 꽤 좋아하는 모양인데, 가죽을 벗기는데 누워만 있을 고양이는 없다”고 말해 강력히 맞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마하티르 총리가 싱가포르를 ‘조그만 붉은 반점’(작은 영토를 빗댄 것) ‘터지지 않는 뾰루지’(골칫거리) 등으로 비하하지만 우리는 계속 번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니 탄 싱가포르 국방장관은 “성급한 반응을 보이지 말고 군사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양국은 65년 싱가포르의 말레이시아 연방 탈퇴 이후 물 공급과 다리 건설, 영공 사용 문제, 최근에는 싱가포르의 해협 매립사업에 이르기까지 사사건건 대립해 왔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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