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력 모범 美 스탠퍼드大를 가보니

  • 입력 2002년 5월 2일 18시 22분


《미국 스탠퍼드대학은 인근 실리콘밸리의 기업들과 활발한 산학협력을 통해 대학과 기업이 함께 발전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대학〓기업’이라고 할 만큼 실용성을 중시해 연구 성과물을 상용화하는 데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교육인적자원부가 대학들이 학교기업을 직접 운영하거나 자체 수입을 대학에 재투자할 수 있게 회계제도 등을 탄력적으로 운영키로 한 것도 선진국 대학들이 산학협력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크기 기여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

1937년 터먼 교수는 제자들이 연구 결과를 이용해 회사를 설립하는 데 500달러를 지원했고 이 기업이 성장해 오늘날 세계적인 컴퓨터 관련 회사 휴렛팩커드(HP)가 됐다.

이 대학은 1951년 교내에 산업연구단지를 만들어 건물과 연구시설 등을 자본이 부족한 기업에 임대 또는 개방해 대학의 우수한 시설을 활용하도록 지원했다.

이를 통해 HP를 비롯해 제너럴 일렉트릭(GE), 제록스, 매킨토시, 코닥 등 수많은 기업들이 탄생했고 최근에는 시스코시스템스, 야후, 3COM 등도 모두 산학협력을 통한 정보기술(IT) 혁명 과정에서 성공한 기업들이다.

스탠퍼드대는 기업에 대한 대학의 역할을 △기술개발 촉진 △기술인력 제공 △산업체 종업원 재교육에 두고 있다. 대학본부에 ‘기술인가처’를 두고 기술 및 연구에 대한 상용화 가능성을 평가하고 기술력이 인정되면 자금 및 법률자문역 등을 맡아 기업에 기술이전을 해주거나 교수 학생들이 직접 창업하도록 지원한다.

또‘기업회원제도’를 통해기업들이연간5000∼100만달러의 회비만 내면 연구결과나 보고서 등을 공유하고 교수들이 기술 및 법률자문에 응해준다.

스탠퍼드대는 2000년 한 해 162개의 기술을 출원해 440억원, 기업회원제도를 통해 20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연구물 상용화로 인한 수익은 발명자, 학과, 단과대학에 3분의 1씩 배분해 연구 의욕을 북돋우고 있다.

HP의 창업자인 휴렛은 유언으로 스탠퍼드대에 4억달러를 기증하는 등 미국 기업들은 기업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려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대학원

박사과정 김영춘씨(산학협력 전공)는 “학생들은 교수 3명만 지원받으면 자신이 원하는 학과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을 정도로 학사운영이 유연해 창의적인 연구가 가능하다”며 “기업체를 3, 4개씩 거느린 교수들도 많다”고 말했다. 신기욱 교수(사회학)는 “한국 대학들도 기초학문 위기 등만 탓할 게 아니라 산업발전에 응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연구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새너제이〓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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