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盧風' 비중있게 보도

  • 입력 2002년 4월 28일 13시 56분


일본의 주요 일간지들은 28일 조간에서 전날 한국의 여당인 민주당의 제16대 대통령 후보에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선출된 사실을 사진을 곁들여 비중있게 다루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요미우리(讀賣)신문과 아사히(朝日)신문은 노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뒤 기뻐하는 사진 등 2장의 사진을 게재하고, 스트레이트와 해설기사 등으로 '노풍(盧風)'의 실체를 일본 독자들에게 소개했다.

일본 언론들이 2면과 3면, 국제면 등에 노 후보의 사진까지 실어 대대적으로 보도하기는 민주당 경선이 시작된 이래 처음있는 일이다.

먼저 요미우리는 “노풍을 떠받쳐 주고 있는 것은 기존 정치에 대해 불신을 갖고있는 20-30대와 여성층이며, 인터넷을 통한 지원운동도 특징으로 꼽힌다” 며 “그러나 노씨의 지지기반에는 부동층이 많아 인기가 장기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 라고 지적했다.

요미우리는 또 “노풍은 유권자들의 감성적 지지에 지나지 않으며 노씨가 지금의 바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책비전을 제시하고 조직을 시급히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 며 “이것이 된다면 노풍은 감성적 지지에서 정치적 지지로 바뀌고, 비로소 (대선) 당선 가능성이 잉태될 것” 이라고 지적했다.

아사히 신문은 노 후보에 대해 “학벌, 지연, 혈연 등으로 강한 인적(人的) 네트워크가 구축된 한국사회와 정계에서 이질(異質)적인 존재” 라고 평했다.

아사히는 “(노 후보는) 엘리트 및 권력과 인연이 멀고 고생을 거듭해 왔으며, 상대가 누구든 하고 싶은 말을 직언한다” 며 “그것이 권위주의로 가득찬 한국정치에 식상해 왔던 대중에게 '무언가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으로 연결되어 바람을 일으켰다” 고 분석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노씨가 후보수락연설에서 야당을 무너뜨리는 것에 의한 정계개편 가능성을 언급함으로써 대통령 선거를 둘러싼 한국 정국의 혼란은 더욱 격화될 전망” 이라고 전했다.

마이니치는 “노씨는 이번 대선을 자신으로 대표되는 '신(新)세대'와 이회창 (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로 대표되는 '구(舊)세대'의 대결로 자리매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고 지적했다.

<도쿄=심규선 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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